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8 © 뉴스1 신웅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를 두고 친한동훈(친한)계와 당권파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의원총회에서 사퇴론에 힘을 실었던 옛 친윤(친윤석열)계가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현 상태로 장기 공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19일 오전 MBC 라디오에서 "우리 지도부의 역할이 실질적으로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지금 어떤 식으로 앞으로 지도부를 운영할 건지, 언제까지 할 건지에 대한 부분을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우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적어도 가을 전에는 임기를 종료하는 걸로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장 대표가 선관위 사태 대응에 드라이브를 걸며 임기 유지의 명분으로 삼으려 하자, 가을쯤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장 물러나라고 퇴로를 좁히는 포석인 셈이다.
대안과미래 소속 김재섭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리더십은 이번 의원총회를 통해서 확실히 입지를 상실한 것 같다"며 "이제는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지도부 공백에 대한 구체적 수습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비대위가 단순히 선거관리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관리형 비대위가 아니라 개혁형 비대위, 혁신형 비대위 식으로 당내 정비작업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은 같은 날 라디오에서 "대안도 없고 미래도 없다는 '대안과미래' 소속돼 있는 몇몇과 친한계의 철딱서니 없는 정치 미숙아들 등이 일관되게 (사퇴론을) 주장한다"며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근거도 없이 마음대로의 기준을 내세우면서 물러나야 한다고 표현하기 때문에 '정치 미숙아'라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달에만 11·15·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이 벌어졌고, 지난 17일에는 의원총회에서 사퇴론이 불거졌지만 별다른 탄력은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의원총회에서 사퇴에 목소리를 보탰던 옛 친윤계가 다시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현재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당초 국민의힘 소속 경기 지역 의원 7명(김선교·김성원·김용태·김은혜·송석준·안철수·유의동) 전원은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지만 보류됐다. 김은혜 의원이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안철수 의원이 공지를 통해 "기자회견문의 방향성에 이견이 있어 성명에 연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다.
사퇴론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당장 장 대표를 끌어내릴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키를 쥔 인물로 꼽히는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거취 문제를 두고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2명 이상이 버티면 지도부는 자동 해산되지 않는데, 김민수 최고위원이 강경 사퇴 반대파로 분류되는 만큼 신 최고위원까지 자리를 지키면 장 대표를 강제로 물러나게 할 방법이 없다.
사퇴를 서둘러 관철해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장 대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쥐지 못한 당대표인 데다 당내 리더십도 사실상 잃은 터라, 무리하게 끌어내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친한계와 대안과미래 역시 당내에서 뚜렷한 대안 조직으로 여겨지고 있지는 않아 옛 친윤계가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장면을 연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의원총회처럼 한 자리에 모이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구심점이 없어 사퇴론이 힘을 받기는 어려운 구조다.
마땅한 대체재가 없고 당 지지율도 받쳐주는 만큼 끌어내릴 명분마저 약하다는 시각이 맞물린다. 옛 친윤계의 지원으로 당선된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즉각적인 사퇴보다 '질서 있는 퇴진' 쪽에 무게를 싣는 기류다.
옛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장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맞지만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도 없고, 명분도 뚜렷하지 않다"며 "급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가라고 윽박지르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정치적 방법을 활용해야 하는 때"라고 설명했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