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실장은 현재 한국 경제가 과거와 다른 ‘낯선 풍경’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은 과거의 문법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제들과 마주하고 있다”며 “주가 상승이 야기한 환율 상승, 부동산 시장 불안, AI 시대의 초과이윤과 분배 문제, 심화되는 K자 성장, 부모보다 가난한 청년 세대, 지방소멸 문제까지 새로운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전환을 단순한 경기순환이 아닌 국가 성장 경로를 바꾸는 구조적 전환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반도체·AI 슈퍼싸이클은 단순한 경기순환입니까, 아니면 대한민국의 잠재성장경로의 기울기를 높이는 구조적 전환의 시작입니까”라고 질문하며 “만약 산업구조 재편의 시작이라면 우리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기반으로는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AI 컴퓨팅 인프라, 첨단 제조 클러스터, 인재 양성 체계를 꼽았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개별 사업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라며 “과거 방식과는 다른 다년도 투자, 범정부 프로젝트, 선택과 집중, 생산적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국가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과감한 선제투자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AI는 국가를 더욱 부유하게 만들 수 있지만 모든 국민이 그 혜택을 동일하게 누린다는 보장은 없다”며 “국가는 부유해지는데 일부 국민은 성장의 흐름에서 멀어지고, 경제지표는 개선되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은 줄어들지 않는 소위 K자 성장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AI 시대에 걸맞은 사회정책과 노동정책, 그리고 초과세수 활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 미래세대를 위한 저축, AI 전환 과정에서의 복지 지원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금융 역할 변화도 주문했다. 그는 “신용등급이라는 불완전한 과학의 이름으로 절박한 이들을 배제하고 회피하는 지금의 시스템이 온당한지, 이들까지 포용 가능하도록 ‘연결된 금융’으로 나아갈 방법은 없는지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금융과 관련해서도 “혁신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며 “금융이 담보와 과거 실적만 바라본다면 새로운 산업도, 새로운 기업도 탄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금융은 위험을 관리하는 기능뿐 아니라 생산적인 곳으로 자본이 흐를 수 있도록 길을 내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수도권 집중 문제와 지방소멸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의 인구와 자본, 산업과 교육은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구심력으로 한곳에 집중돼 왔다”며 “그 결과 수도권은 과밀화됐고 지방은 소멸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교육격차, 청년 문제도 상당 부분 수도권 집중의 부작용”이라며 “이제는 이러한 집중을 완화하고 성장의 공간을 넓혀줄 새로운 힘이 필요하며, 그 답은 지방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어쩌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미래를 경험하고 있는 나라일지도 모른다”며 “AI와 초과이윤, K자 성장, 지방소멸, 초고령화라는 문제들이 동시에 우리 앞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토론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함께 찾아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며, 차원이 다른 나라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에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