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한 뤼순감옥 찾은 金총리…울컥하며 "유해 조국에 모실 것"

정치

뉴스1,

2026년 6월 24일, 오후 05:33

김민석 국무총리가 24일 중국 다롄 관동법원에서 안중근 의사에게 헌화하고 있다.(총리실 제공)

김민석 국무총리는 24일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중국 뤼순감옥과 재판을 받은 관동법원을 찾아 "꼭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조국에 모시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뤼순감옥과 관동법원을 방문해 안 의사의 흔적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뤼순감옥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 의사가 수감돼 교수형으로 순국한 곳이고, 관동법원은 재판을 받은 곳이다.역대 국무총리 중 이곳을 방문한 것은 김 총리가 처음이다.

김 총리는 우선 뤼순감옥을 찾아 안 의사의 수감실을 재현한 모습과, 당시 작성한 유묵 등을 둘러봤다. 안 의사가 남긴 마지막 유묵 '위국헌신 군인본분' 등의 문구도 읽었다.

그는 전시된 안내문 등에 한국어가 병기되지 않은 것을 보며 "한글이 있으면 좋은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안 의사가 남긴 유언을 읽은 뒤 "돌아가시기 전에 독립 후 조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이라며 안 의사 흉상을 보고 손을 모은 채 잠시 머물렀다.

그는 안 의사 관련 저우언라이 담화를 읽으며 "중한 양국 국민의 투쟁이 안 의사의 히로부미 처단으로부터 시작됐다. 처음 깃발을 든 게 안 의사라고 중국이 평가한 아주 의미 있는 글"이라고 밝혔다.

안 의사처럼 뤼순감옥에서 순국한 단재 신채호 선생 흉상 앞에서 관련 설명을 듣고, 중국어로 적힌 뤼순감옥 실록을 3분여간 읽기도 했다.

김 총리는 방문을 마치고 중국 측에 "지사의 역사적 자취를 살펴볼 사적을 성의 있게 보존해 줘서 감사하다"며 "한국인들이 잘 알게 한국어도 잘해줘서 감사하지만, 감옥에 한글이 없어 조금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리창 중국 총리에게 안 의사 관련 사적이 잘 보존되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는데, 기회가 되면 (중국 측이) 잘 보존해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겠다"며 "중한, 한중 관계를 돌보는 마음으로, 이웃나라 우방국인 대한민국을 돌보는 마음으로 안 의사 감옥 등 역사적 유적을 잘 돌봐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4일 중국 다롄 뤼순감옥에 방문했다.(총리실 제공)

또한 김 총리는 인근에 있는 관동법원으로 이동해 안 의사가 받은 재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법원에 마련된 헌화장소를 찾아 헌화했다.

김 총리는 방명록에 "대한국인 안중근 장군의 독립 평화 사상을 계승하고, 장군님의 유지대로 꼭 조국땅에 모시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총리는 뤼순감옥과 관동법원 방문을 마치고 만난 취재진에게 "사실 안 의사는 그 행동이 하얼빈역에서 처단을 넘어 독립상실의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절절한 피의 역사를 보여준 것이어서 감동을 넘어 울컥했다"라며 "주은래(저우언라이) 총리가 안 의사야말로 중국과 한국 양국의 반제국주의 투쟁의 시초, 국민적 투쟁의 시초라고 평가할 정도의 의미가 있어서 감옥도 법원도 중국에서 성의를 갖고 잘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민이 와서 둘러보는데 남아있는 미진함이나 부족함이 있다면 중국 정부나 당국, 기관 측에서 잘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저희가 오늘을 살아서 선진국 대열로 들어서고 있지만, 그 바탕에 어려운 시기 온몸을 다 던진 선열들의 피의 투쟁이 있다는 걸 잊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명록에도 썼지만 안 의사가 사형되기 전 중국어로 돼 있는 마지막 유언을 읽었는데, 내가 죽으면 당장은 하얼빈 공원 근처에 묻었다가 나중에 조국이 국권을 회복하면, 독립되고 나면 조국의 땅에다가 나를 묻어달라라는 말을 우리가 봤다"며 "우리가 이 정도 됐으면 후손들이 반드시 유해를 찾아서 조국 땅에 모실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방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경주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 의사의 유해발굴과 중국 내 사적지 보전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 것에 이어진 '총리 외교'로 풀이된다. 이는 정상 간 회담을 통해 나온 논의나 합의사항에 대해 서열 2위인 총리가 후속 조치를 확인·점검하고, 이후 마련될 정상회담에 앞서 총리 간 먼저 논의할 사항을 점검하는 등의 외교를 말한다.

lgirim@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