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남 정치싱크탱크 밸리드 공동대표는 2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2030세대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이탈 배경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1989년생인 그는 오랜 기간 군인권센터에서 활동했으며, 지난 2024년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국민참여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청년들의 이야기가 없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2030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의제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이 있었고, 대선에서는 내란세력을 청산해야 한다는 분명한 투표 요인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왜 투표장에 나와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30세대가 원래 민주당을 지지했다가 이탈했다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민주당이 중도 확장을 하려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끌어내야 했는데 이번에는 젊은 세대가 투표장으로 나올 만한 요인을 만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김형남 정치싱크탱크 밸리드 공동대표
이어 “정치 무관심은 일종의 정치 혐오”라며 “정치가 나에게 이익인지, 불이익인지 알아야지 그래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정치 불신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치가 싫더라도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에 갔는데, 그마저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이 맞느냐는 의구심이 생겼다”며 “그 과정에서 정치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국민투표를 통해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적 합의를 이뤄가는 물리적 절차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선거 불신과 정치 혐오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중도 확장’에 매몰…논쟁을 두려워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청년세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분명히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의 노선을 물어보면 어느 누구도 쉽게 얘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중도 확장’이라는 목표에 지나치게 매몰된 나머지 논쟁적인 의제를 제기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정면으로 다루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고 쓴소리했다. 실제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등 여론의 향방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정치는 결국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것이다.
그는 반도체 초과세수 활용과 부동산 정책 등을 들며, “대통령이 던진 화두를 정치권이 가져와 토론하고 논쟁을 확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수습하는 데 급급했다”고 말했다.
65세 정년연장 논의에 대해서도 “고령화 사회에서 이는 근시안적인 대안이며 곧 무력화될 대책”이라면서 “그렇다면 다음에는 70세, 75세로 계속 정년을 연장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민주당이 논란을 감수하더라도 사회적 의제를 먼저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규직 중심의 고용체계를 유지할 것인지, 비정규직과 프리랜서를 더 두텁게 보호할 것인지,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연령과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인지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런 의제를 선점하지 않으면 결국 보수 진영에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며 “정년연장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식의 납작한 프레임으로 접근하면 이슈가 오염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역 문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모병제와 징병제를 넘어 현재와 같은 군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 논의했어야 했다”며 “하지만 ‘왜 여성은 군대를 가지 않느냐’는 식의 얘기가 나오면서 더 이상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그는 청년층을 한 덩어리로 보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청년층의 반발을 의식해 ‘청년 일자리도 늘리겠다’는 식으로 한 숟가락 얹어주듯이 덧붙이면 청년들에게 결국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청년층도 다양하다”며 “결국 민주당이 분명한 노선과 정체성을 세워야 어떤 청년층을 설득하고 어떤 미래를 제시할 것인지도 명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