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사전투표도 '제각각'…국힘의 선관위 개혁방향은 어디로[현장에서]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5:29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지금은 재선거에 힘을 모을 때”(장동혁 대표)

“재선거, 현실적으로 불가능”(정점식 원내대표·이성권 의원)

[포토]최고위 , '모두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포토]최고위 , '모두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당 안에서는 개혁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선관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재선거와 사전투표, 선관위 구조개편 등 핵심 쟁점에서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국정조사특위가 구성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당 안에서도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방향은 아직 하나로 모이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 25일 하루에도 국민의힘에서는 상반된 메시지가 동시에 나왔다.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는 장동혁 대표가 의원총회 총의와 달리 재선거를 다시 언급한 것을 문제 삼으며 “의원총회 총의를 거부하는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장 대표는 전날 퇴원 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특검과 재선거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장 대표가 재선거 추진 의지를 다시 밝히면서 정점식 원내대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선을 그었던 재선거를 둘러싼 당내 시각차도 다시 드러난 셈이다.

사전투표를 둘러싼 온도 차도 감지된다. 장 대표는 이날 선관위 노조가 ‘점진적 사전투표 폐지·본투표 이틀’ 안을 민주당 태스크포스(TF)에 전달한 것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도 민주당이 사전투표 폐지를 반대한다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닌가”라며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제도 폐지보다 보완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날 계파색이 옅은 의원연구모임 ‘정책2830’이 개최한 ‘투표 제도와 선관위 개혁을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도 참석자들은 선관위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접근 방식은 서로 달랐다.

최형두 의원은 발제를 통해 “이제는 본투표 투표율에 버금갈 정도로 비중이 커진 사전투표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프랑스·독일 사례를 들며 “이들 국가는 선거의 중심을 본투표 하루에 두고 있다”며 “우리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박형수 의원은 “사전투표제는 투표율을 높이고 민주적 정당성을 확대하는 좋은 제도이나, 선관위 실책이나 또 다른 이유 등으로 사전투표제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면 의문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사전투표의 직접적인 폐지보다 선관위 통제장치 마련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선관위원장 상임화 △국회 보고 강화 △선관위 대상 상시 국정감사 △자체감사위원회 법정기구화 등을 개혁 방안으로 제시했다. 개헌 없이도 추진 가능한 제도 개선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취지다.

6·3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사전투표함을 개함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6·3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사전투표함을 개함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실제로 당내에서는 사전투표 폐지를 바라보는 시각도 여전히 엇갈린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현실적으로 관리도 어렵고, 본투표 시간을 더 준다든지 하는 방향이 낫다. 3일씩이나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불가피하게 본인 거주지에서 투표하지 못하는 분들은 부재자투표 제도 등으로 제한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무턱대고 사전투표를 폐지하자고 하는 주장은 위험하다”며 “교대근무자 등 투표를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본투표 이틀도 부족하지 않겠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이지 대안 없이 없애자고 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원내 선관위 개혁특위 핵심 관계자는 이러한 사전투표제도 손질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현재 한목소리를 내는 사안은 사실상 야당 추천 특검 도입 정도다. 그러나 특검 이후 무엇을 바꿀 것인지를 두고는 재선거와 사전투표, 선관위 구조개편 등 세부 쟁점마다 결이 다르다.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작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혁 방향은 아직 하나로 정리되지 않은 셈이다.

선관위 신뢰 회복은 이번 지방선거 이후 보수 진영의 핵심 의제가 됐다. 특검과 국정조사는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라면, 제도 개혁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과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가 문제’라는 비판을 넘어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청사진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못지않게 제도 개선이라는 본질에 대해서도 보수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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