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균형발전·산업전략" VS 野 "인프라 부족·직권남용"...호남 반도체 투자 공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26일, 오후 04:49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청와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투자 검토를 공식화하자 야당은 정치가 기업의 발목을 잡아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당은 국민의힘이 지역갈등만 부추기고 있다고 반박한다.

26일 국민의힘은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 출신인 고동진 의원과 김미애 의원, 정책위원회 주최로 ‘4류 정치가 일류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 국민의힘-반도체 민간 전문가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 반도체 민간 전문가 정책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민간 전문가 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반도체 민간 전문가 정책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민간 전문가 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동진 의원은 “반도체 산업은 인수전(인력, 수력, 전력)싸움이다. 전력 측면에서 보면, 용인 삼성국가산단 팹 6개에 10GW(기가와트)가 필요하고, SK 일반산단 팹 4개에는 5.5GW가 필요해 계산해보면 삼성이나 SK나 팹 1개에 통상 1.5GW가 소요된다”면서 “정부와 민주당은 새만금 등의 태양광 재생에너지를 말하는데, 실효율이 20%에 불과하고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새만금 태양광 단지도 설비용량이 0.3GW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효율을 고려하면 새만금 실제 전력량은 0.06GW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팹리스라든가 소부장 업체는 경기 쪽 판교 등 수도권에 밀집돼 있어 호남으로 반도체 산단이 조성된다면 물류비가 증가되고 공동 연구개발이나 신속한 기술 지원이 어렵게 되는 생태계적 문제도 발생한다”면서 “생태계 자체가 수도권에 조성돼 있기 때문에 인력 또한 수도권으로 모이게 돼 반도체 인력이 호남으로 갈 유인책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경유착을 부르는 월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1년 치 예산의 절반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그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정부 재정도 아닌 민간 기업의 자본으로 청와대가 주도해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과거 국정농단 재판 당시, 대통령이 대기업에 특정 재단 출연금을 제안한 사실만으로도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쏘아붙였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강압에 굴복한 (삼성, SK)총수들이 그러겠다고 하면 정부는 기업이 정부시책에 호응해 ‘자발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할 것이지만,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한몫한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냈다고 하는 것과 다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회사 이사들을 향해 “다수 주주를 위해 이재명 정권의 강압에 반대해야 한다”면서 “500만 주주의 피땀어린 재산을 아무 비전 없는 명청대전 총알로 정파싸움에 쓰게 하면 ‘개정 상법상 주주에 대해 충실의무’ 위반으로 이사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 구상에 힘을 실었다. 박지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수도권은 이미 포화 상태다. 용인이 다 지어진 뒤에 다음 부지를 찾기 시작하면 늦는다”라며 “넓은 산업용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과 수자원, 물류 기반과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을 연결하면 호남·충청권 클러스터가 산업 생존에 현실적인 해법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선거용 정치공학’이라느니, ‘관치경제’라느니 하면서 공격하고 있다. 균형 발전도 말하지 않고 산업 전략도 말하지 않는다. 오로지 지역 갈등만 부추기고 정부 구상에 흠집 낼 생각만 하는 졸렬한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영남의 산업 경쟁력이 걱정된다면 영남의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확충을 제안하십시오. 그것이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인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북으로 유치됐어도 기업의 남방한계선 얘기를 했을까”라며 “호남으로 가면 정치적 압박이고 경북으로 오면 균형발전인가. 다들 정신 차립시다”라고 했다.

고민정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의원을 거론하며 “본인 지역구에 짓겠다고 했으면 이렇게 반발하셨을까요. 철지난 지역갈등을 소재로 삼는 행태는 청산돼야 할 구태정치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면서 “오늘 아침 국힘지도부 회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거센 반발’이었지만, 크게 말하면 할수록 오히려 영남에서는 국힘을 무조건 밀어줬던 것에 대한 후회가 쓰나미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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