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 2025.4.14 © 뉴스1 이승배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은 27일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모든 지방이 간절하게 유치하고 싶은 '삼전닉스' 반도체 공장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도, 공정한 유치 경쟁도 없이 호남으로 간다면 정치경제적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호남 반도체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29일 이 대통령은 재벌 총수들을 불러모아 '호남 반도체 투자'를 발표한다고 한다"며 "삼성과 SK 회장은 이미 대통령과 개별 면담까지 했고 청와대 정책실장은 김어준 유튜브에 나와 '숫자들이 매우 낯설 것'이라고 떠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 정권의 어느 누구도 '왜 호남인가?'에 대해 단 한마디 설명도 없다"며 "이 문제는 앞으로 두고두고 큰 화를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전 의원은 1998년 정부 주도로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긴 '반도체 빅딜'을 거론하며 "국가 권력이 민간 기업에게 폭력적인 강압을 행사한 흑역사"라고 했다.
이어 "정치 권력이 은행을 앞세워 강압으로 반도체를 빼앗으니 LG는 저항 한번 못하고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고, 이 빅딜은 두고두고 'LG의 한(恨)'으로 남았다. 빅딜 직후 대우그룹은 공중분해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28년이 흐른 지금 또 반도체를 두고 국가권력이 폭력적 강압을 시전한다. '제2의 반도체 빅딜'"이라며 "이번에는 호남을 콕 집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둘 다 무조건 호남에만 대규모 투자를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두 회사가 자율적인 경영판단으로 호남을 선택했다고 우기기에는 호남의 반도체 입지여건이 매우 열악하다"며 "불과 보름 전에 '반도체 공장이 무조건 한국은 아니다. 전력, 땅, 사람 물이 다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던 SK 회장이 자율적으로 호남을 선택했다는 걸 믿으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전력·용수·인력·부지·소부장 등 반도체 입지의 5대 요소를 두고 대구경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지방광역권의 입지 경쟁력을 채점한다고 생각해보면 된다"며 "이재명 정부가 그런 채점표를 갖고 있다면 즉각 공개하고 검증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채점표가 존재할 리가 없다. '닥치고 무조건 호남'이기 때문"이라며 "원전과 방폐장은 영남에 집중되어 있는데 반도체는 왜 호남인지 과연 영남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삼전닉스와 우리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기업가치와 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정치가 투자 입지까지 결정하는 것을 본 글로벌 투자자들이 외면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균형발전이 아니라 '호남에만 무조건 올인하는 불균형발전'이라는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서 지역간 첨예한 갈등을 자초하고 정권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며 "고작 5년 짜리 정권의 납득할 수 없는 정책은 정권이 바뀌고 국회권력이 바뀔 때마다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전 의원은 "각 지방이 반도체 유치를 위한 공정한 경쟁을 시작하도록 정부는 경쟁의 룰을 정하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방의 반도체산업 유치를 돕기 위한 인프라 지원대책을 먼저 제시하고, 각 지역은 구미가 평당 1000원에 땅을 내놓았듯이 전력·용수·인력·부지·소부장 등에 관한 자신들의 유치조건을 갖고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최종 선택은 삼전과 닉스가 하면 된다. 정부는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호남 반도체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이미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고, 이제는 반도체 산업정책에서 더 심각한 실패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당장 호남 반도체 투자부터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cyma@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