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실장은 “AI 시대에 희소해지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생산 능력”이라면서 “AI 인프라 투자가 늘수록 이 흐름은 더 강해진다”고 봤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연합뉴스)
그는 “PC와 스마트폰 시대의 반도체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이었다. 수요가 늘면 증설하고, 공급이 수요를 넘으면 가격이 떨어졌다. 메모리는 이 사이클을 반복했다”면서 “그러나 AI는 특정 제품의 교체 수요가 아니다. 경제 전체가 더 많은 컴퓨팅을 소비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경제가 AI를 채택할수록 컴퓨팅 수요가 커지고, 그만큼 반도체 수요도 구조적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 이유로 “AI가 만드는 변화는 더 좋은 반도체를 요구하는 데만 있지 않다”며 “더 많은 반도체를 요구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AI 시대에는 자동차와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등 거의 모든 기기가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즉, AI는 특정 반도체 하나의 수요를 키우는 기술이 아니라 경제 전반의 컴퓨팅 집약도를 높이고, 그 결과 반도체 생태계 전체의 수요를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기술”이라면서 “경기 순환 위에 구조적 수요 증가라는 새로운 축이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희소해지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생산 능력”이라면서 “AI 시대의 병목은 GPU에서 팹 용량으로 이동한다”고 예상했다.
김 실장은 “기술을 가진 나라보다 그 기술을 가장 빠르고 큰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나라가 더 큰 경제적 가치를 만든다”면서 “왜 정부가 민간 투자에 관여하느냐는 반론이 나오는데, 정부가 만드는 것은 D램 설계도, HBM 공정, 메모리 가격이 아니라 생산 플랫폼”이라고 했다.
그는 “최첨단 팹을 지을 산업부지, 수GW 규모의 전력망, 막대한 초순수 용수, 송전망과 도로와 철도, 환경 인허가 등은 개별 기업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지방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정부의 역할은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생산 플랫폼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생산 거점은 객관적인 기준 위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두된 호남 지역 반도체 클러스터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주장도 나왔다.
김 실장은 “각국은 더 좋은 입지와 더 안정적인 전력, 더 빠른 인허가를 앞세워 첨단 팹을 유치하고 있고 국내도 마찬가지”라면서 “수도권 클러스터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겠지만, AI 시대가 요구하는 생산 능력은 하나의 클러스터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전력과 용수, 부지 수요를 고려하면 새로운 생산 거점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어느 지역인가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고,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투자 확대가 아니라 가능한 많은 최첨단 팹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짓는 것”이라면서 “특정 기업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국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짓는 것은 공장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권이고, 대한민국은 이미 여러 번 해봤다”면서 “이제 AI 시대, 그 다음 성장축이 우리 앞에 왔다. 지금 논의하는 것은 공장 몇 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AI 시대의 핵심 생산 플랫폼으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고, 대한민국 미래의 생산 능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균형 발전 전략’과 인공지능(AI)발 메모리 호황에 따른 대기업의 생산시설 확충 수요가 맞물리면서 호남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첨단산업 투자 계획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를 열고 삼성과 SK의 호남 및 충청권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