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野에 "지역 갈라치기 자제"… 靑·내각 '호남 반도체' 여론전(종합)

정치

뉴스1,

2026년 6월 28일, 오후 04:43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新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6.26 © 뉴스1 이재명 기자

'호남 반도체 설비 투자'를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과 야당의 공방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28일) 총 6건의 SNS를 올린 데 이어 오늘도 장문의 게시물 등을 통해 "지역 갈라치기, 지역 갈등 조장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임기 2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의 첫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청와대 참모들과 내각까지 총출동해 '노이즈 차단'에 나섰지만, 야권과 산업계 일각에서는 호남 선정 과정의 타당성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호남 선정, 특혜 아닌 국가적 대의"…청와대·내각 총출동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반도체 호남 입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협조해달라"며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 갈라치기나 지역 갈등 조장은 자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이 제기한 '용수·전력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하다"며 정면 반박했다. 특히 제2 클러스터로 호남권 선정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며 "뿌리 깊은 지방차별과 영·호남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 클러스터 조성은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라며 정책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역 대규모 투자가 △반도체 생산성 제고 △부동산 유동성 집중 완화 △청년 소외 해소 등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국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충청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정부의 '기업 팔 비틀기', '외압', '직권남용'으로 규정하는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가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적극 설명하고 나선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X를 통해 "윤석열 시절에도 최적지로 판단했죠? 호남이면 반대하는 지역 차별 본색인가요?"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 기억조차 흐려졌나요?"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24 © 뉴스1 허경 기자

국가 균형발전 승부수…29일 국민보고회 주목
이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 내각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노이즈 차단'에 나선 것은 이번 반도체 투자가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국가 균형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이 오는 29일 '국민보고회' 형식으로 직접 발표하는 첫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6·3 지방선거 이후 선거관리위원회 부실 논란 등 각종 악재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정부로서는 국정 동력을 회복할 '반등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27일)에도 총 6건의 SNS 글을 올리며 야권의 공세에 정면 대응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반도체 기업이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 설립 계획을 세울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관련 글을 올린 지 5분 만에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고 적으며 야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직권남용·표밭 다지기' 야당 총공세
정부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물론 산업계 일각에서는 호남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과의 비교·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산업계에서는 이른바 '인재 남방 한계선'을 고려할 때 인재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야당은 이 대통령을 향한 발언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기업의 자본과 국가의 미래 동력을 정권의 '표밭 다지기'용 소모품으로 전락시키겠다는 합리적 의심을, 대통령은 그저 '돼지의 눈에 비친 억측'으로 치부하며 국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려 든다"며 "2023년은 용수 전력이 덜 드는 후공정 패키징을 하겠다는 것이고, 지금은 전 공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대통령은 전날 호남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 시절 국민의힘 정부에서 이미 공식 확인한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까지 거론하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당시 이를 '정경유착'이라고 비난했던 점을 잊은 듯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직권남용'을 거론한 안 의원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같은당 주진우 의원도 "개별 기업의 입지는 철저히 수익성에 기반한 경영 판단에 맡겨야 한다. 정부가 정치적 사유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주주에 대한 배임이자 직권남용"이라면서 "청와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접촉한 공무원이 누구인지 밝혀라"고 요구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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