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2달만에 입장 바뀌어...왜 호남이어야 하나 설명 못해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후 04:45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야당은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트 조성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가전략산업을 졸속으로 나눠먹은 최악의 정치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9일 정부 및 삼성과 SK의 발표 이후 “오늘 보고회에서 국민이 본 것은 미래 비전이 아니라 정략과 꼼수로 오염된 ‘관치·외압’ 경제의 민낯이자, 권력이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관치경제 선전포고였다”면서 “대통령이 주재한 화려한 무대 위에서도 결국 ‘왜 호남인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와 객관적인 인프라 검증은 단 한 구절도 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운영의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을 위해 엄격한 감시·견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지금 광주·전남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진 이유가 바로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의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나와,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4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중의원연맹 주관 인공지능(AI) 특별강연에서 호남 반도체 투자에 의문을 표한 사실을 소개하며 “(입장이) 두달 만에 바뀌었다는 게 좀 상식적으로 이상하지 않느냐. 반도체 부지 선정은 보통 5년에서 7년 걸린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당시 강의 후 민주당 광주 지역구 모 의원이 ‘호남 쪽 전기가 풍부한데 반도체 공장을 이쪽으로 옮길 생각은 없느냐고 질문하자 “전기가 있는 곳에 기업이 가는 건 맞지만, 반도체가 가야 되는 건 의문”이라고 답했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일정으로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로운 입지를 졸속발표 한다”면서 “국가전략산업을 전당대회 경품으로 삼는 이재명 정부를 규탄한다”고 했다. 차기 민주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8월 17일에 열린다.

국민의힘 충청권 및 대구경북 단체장들과 의원들도 집단적인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과 성일종 의원 등 충청원 의원은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지적하는 지점은 유한한 임기 정권이 기업의 결정권을 왜 마음대로 침해하냐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추경호 대구시장·이철우 경북지사도 송언석 의원 등 TK의원들과 함께 국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서 “반도체 팹 입지 선정은 산업 생태계와 기업 경영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 검토 없이 정치적 논리로 결정돼선 안된다”고 쏘아붙였다.

신정욱 개혁신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미국 볼룸버그에서 삼성전자·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과 관련해 ’한국판 대약진 운동‘, ’중국의 공동 부유 정책‘ 등 표현을 사용하며 우려 섞인 평가를 했다”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아닌 정치적 목적에 따라 자원을 무리하게 배분하다가 실패한 역사적 비극들을 소환해 한국의 현 상황을 직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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