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헌 해양수산부 차관이 2일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해수부)
남재헌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2일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진행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서해안권에 필요한 풍력발전 수요에 맞춰 항만 시설을 이용해 풍력 설비를 설치하는 부두와 해저케이블을 이송·설치할 수 있는 기능들을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수부는 항만 인프라를 활용해 국가 첨단산업을 후방에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륙에 들어서는 반도체 공장에 원활하게 전기를 공급하려면 서·남해안의 해상풍력 발전이 필수적인데, 거대한 풍력 발전기 날개나 두꺼운 전력선은 육상 운송이 불가능해 이를 뒷받침할 항만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 차관은 “목포항 내에 해상풍력 전용 부두로 쓰는 민자 부두 시설을 관련 장비 반출을 위해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택·당진항 쪽 해저케이블 회사의 공장 부지 확장에 맞춰, 케이블을 감아서 배로 바로 나갈 수 있는 부두 시설 지원 방안을 검토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서해안권 풍력발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군산항 7부두와 유휴 시설도 설비 이송 및 설치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서·남해안 항만 육성은 지역 균형 발전과도 맞닿아 있다. 남 차관은 해수부가 부산에 자리 잡으면서 불거진 이른바 호남 소외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진해신항 때문에 부산 쪽에 4500억원 정도 매년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마침 광양항 쪽도 2000억원 이상 AI(인공지능) 테스트베드 관련 투자를 하고 있다”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통합 해양수도권 특화발전과 함께 균형 있는 해양정책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남재헌 해양수산부 차관이 2일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해수부)
‘얼음 바다’를 뚫고 유럽으로 가는 북극항로 상업 운항 개척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남 차관은 “선박을 구하는 것이 막바지에 와 있고, 외교적인 부분도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시범 운항 계획을 발표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북극 해빙이 빠르게 녹으면서 운항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12년 이후 북극 해빙이 가장 많이 녹은 게 올해”라며 “많이 녹으면 유빙이 떨어져 나와 위험할 수 있지만, 작년 중국 선박이 쇄빙선 에스코트 없이 항해한 것을 보면 과거와 달리 항해 조건 자체는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물동량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남 차관은 “수에즈 운하를 통하는 항로처럼 제시간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지 화주들의 퀘스천(의문)은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1300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300개 분량) 정도 확보해 미니멈은 채웠고, 스케줄이 확정되면 추가로 확보하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수부는 이르면 다음달 말께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진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물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상황도 공유했다. 최근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중동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 있던 한국 관련 선박 26척 중 24척은 무사히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남 차관은 “남은 2척도 사실상 크게 문제된 사안이 아니다. 나무호는 7월 중순까지 수리 중이며 나머지 한 척은 선적 대기 중”이라며 “에이전트를 통해 외국적 선박에 계신 선원 분들을 일대일로 모니터링하고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의 세부 협상이 지지부진해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국적선의 호르무즈 해협 진입 자제 권고는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수산 분야에서는 우리 영해를 침범하는 불법 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침을 재확인했다. 북방한계선(NLL) 인근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문제와 관련해 단속의 고삐를 죄고 나선 것이다. 해수부는 불법 조업 시 물어야 하는 담보금(벌금 성격의 예치금)의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남 차관은 “중국도 어업법 개정을 통해 불법 어업에 대해 벌금을 20~40배 올렸다”며 “한중 공조를 통해 불법 조업을 최대한 막고, 어선 현대화 등 어업 구조조정으로 어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