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2026.5.14 © 뉴스1 박지현 기자
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 "이것은 호남을 위한 특혜가 아니다"라며 "하나의 대한민국을 위한 준비"라고 밝혔다.
호남 출신 보수 정치인인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맞아 죽을 각오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호남의 낙후와 소외는 호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람의 몸도 간이 아프고 콩팥이 아프면 온몸이 아프다"면서 "어느 한 지역이 오랫동안 기회를 갖지 못하고, 젊은이들이 떠나고, 산업이 부족한 채 남겨진다면 그것은 결코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장은 "수도권에만 모든 것을 집중시키는 나라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국가의 위험은 분산돼야 하고, 산업의 기반도 넓어져야 하며, 인재가 꿈을 펼칠 기회도 전국에 있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대한민국 전체가 강해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는 AI(인공지능)가 산업의 표준이 되고, 반도체는 전기나 철도처럼 국가를 움직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그때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과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기지, 연구개발 거점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면 호남도 반드시 그 축 가운데 하나로 편입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그래서 저는 보수가 이 일을 먼저 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제 세상이 변했다. 산업도 변했고, 기업도 변했고, 청년의 생각도 변했고, 지역감정도 예전 같지 않다. 정치만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가 모든 것을 반대하는 정당으로 비쳐선 안 된다. 경부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했다고 60년 지난 지금 똑같은 방법으로 반대하는 것은 보수의 통 큰 정치가 아니다"라며 "이재명 정부가 싫다고 대한민국의 미래산업까지 반대할 순 없다. 민주당이 공을 다 가져갈까 봐 호남의 기회를 막는다면, 그것은 보수의 길도 아니고 국가경영의 자세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오히려 보수가 더 냉정하고 더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보수 정치가 가야 할 길은 관용의 정치, 포용의 정치"라며 "국민의힘이 앞장서 주도적으로 관련 예산은 제대로 반영되는지 따지고, 산업용수와 전력은 충분한지 부족하다면 대안은 무엇인지 점검하고, 송전망과 도로와 철도는 준비되는지 확인하고, 기업의 투자 결정이 정치적 압박이 아니라 시장 원리에 따른 것인지 검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반대가 아니라 검증이다. 발목잡기가 아니라 성공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면서 "호남 반도체 산업을 돕는 일은 특정 정권을 돕는 일이 아니다. 특정 정당의 성과를 만들어 주는 일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만큼은 정치적 계산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 달라. 정쟁보다 미래를 먼저 생각해 달라"면서 "예산이 필요하면 예산을 돕고, 제도가 필요하면 제도를 만들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전력·용수·부지·세제·인허가 여건을 만드는 데 보수정당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정부에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말이 아니라 예산으로 증명하라. 발표가 아니라 계획으로 증명하라. 정치 행사가 아니라 기업 투자 조건으로 증명하라. 호남을 희망고문하지 말고 국가전략으로 책임지라. 이것이 보수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호남 정치권에 대해서도 "이 사업은 누구의 공으로 남을 일이 아니다. 민주당의 공도, 국민의힘의 공도, 어느 한 정치인의 공도 아니다"라며 "수십 년 뒤 우리 아이들이 그때 정치가 제대로 한 번 일했다고 기억해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니냐"라고 호소했다.
그는 "저는 호남이 잘되는 것이 어느 정당의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품격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반도체 공장이 완공되고, 연구소와 대학이 함께 성장하고, 젊은 사람들이 더 이상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누구의 공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도 좋다"면서 "다만 대한민국은 옳은 선택을 했다는 사실만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