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6.3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 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선관위 사태’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중요한 건 참정권 침해 문제라 일단 이것부터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은 지난달 23일 당 차원의 선관위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6·3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반면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평가는 개별 의원(윤상현·유의동·최형두)이나 의원 그룹(대안과 모임) 차원에서만 진행됐다. 당은 외려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오는 6일 전체 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기간 전후로 당원 등으로부터 접수된 징계안을 심의하는 등 ‘징계 정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개혁신당도 지방선거 결과를 리뷰하는 토론회는 열지 않았다. 개혁신당은 이번 지방·재보궐선거에 모두 192명의 후보를 냈지만, 시의원 1명(김기현 화성시의원 후보)만 당선됐다.
문제는 참정권 훼손 이슈가 중요하되 여기에만 매달려서는 당의 근본 문제 논의가 실종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관위 대응과 함께 ‘핵심 문제’도 동시다발적으로 짚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의원은 “한쪽은 선관위 TF를 돌리고 또 한쪽은 (수도권 정당이 되기 위한) 쇄신안을 만드는 식으로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활용, 배분하는 일을 지도부가 해야 한다”면 “너무 일부에만 국한돼 있다”고 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당연히 평가해 미흡한 점을 짚어야 하는데, 공당으로서 책임을 회피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충청권 한 중진은 “선관위 대응은 선관위대로 하되 여의도연구원 등에서 당연히 선거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면서 “저번에 올라온 보고서로 갈음하려는 거 같은데, 그 보고서는 보지도 못했고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안써놨다고 한다”고 했다.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단위=명
해외 주요 정당들은 큰 선거에서 패배한 뒤 “졌지만 선방했다”는 식의 자기 위안보다 패배 원인을 해부하는 절차에 먼저 착수한다. 미국 공화당은 2012년 대선 패배 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차원의 ‘성장과 기회 프로젝트’(Growth & Opportunity Project) 패배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청년·여성·소수자 확장 실패, 데이터·디지털 역량 부족 등을 패배 원인으로 진단했다. 영국 노동당도 2019년 총선 참패 이후 ‘Labour Together’(영국의 싱크탱크) 리뷰를 통해 참패가 “오래전부터 예고된 결과”라며 리더십 불신,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입장 혼선, 공약 신뢰도, 당내 조직 문화 문제를 패인으로 짚었다. 독일 자유민주당(FDP)도 2013년 연방의회 원내 진입 실패 뒤 당 지도부 교체와 재건 작업을 진행했다.
이런 ‘패배 부검’은 실제 재건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은 보고서 이후 데이터 조직과 디지털 선거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소수계·청년층 조직 확대에 나섰다. 이후 2014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탈환했다. 영국 노동당은 2019년 참패 뒤 리더십·브렉시트·극단 이미지 문제를 정리하고 중도 확장 노선을 강화한 끝에 2024년 총선에서 정권을 되찾았다. 독일 FDP는 2013년 원내 진입 실패 이후 크리스티안 린트너 체제로 재정비해 2017년 총선에서 10.7%를 얻어 연방의회에 복귀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국민의힘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보수 재건이고 새로운 지도부를 형성해 그를 위한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라며 “선관위 문제는 법적 처리를 통해 해결하고 정치적으로도 긴 호흡에서 선거관리 시스템을 개혁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 여론조사 흐름을 두고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고 반사이익”이라며 “고착화된 양당 체제에서 ‘덜 미우냐, 더 미우냐’를 가지고 판단해 벌어지는 일일 뿐”이라고 했다.
(자료=리얼미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