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강득구 최고위원,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황명선, 이성윤 최고위원.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도부는 아직도 투표 방식을 결정하지 못했다. 당은 오는 14일 회의를 개최해후보 등록 전날인 15일까지 가닥을 잡겠다는 방침이나, 룰 세팅이 지속해서 불발되면서 당내 갑론을박과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고위원회는 전날(12일) 전당대회 당대표 선출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할지를 두고 회의를 열었으나 약 2시간 30분 만에 파행했다.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이 전준위(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가 의결한 선호투표제에 반발해 두 차례에 걸쳐 추가 논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전날 회의에서는 친청계인 문정복·이성윤·박지원·박규환 최고위원의 반발이 거셌다. 문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친청계 최고위원들과 함께 기자들을 만나 "오로지 선호투표라는 목적을 정해놓고 그 목적에 따라서 모든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여파는 이날도 계속되고 있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최고위원 다수가 '현행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한 만큼 경선 일정을 고려할 때 곧바로 '결선투표 적용'으로 결론이 날 줄 알았다"면서 "공정해야 할 운동장이 전쟁터로, 경쟁이 전쟁으로 변하는 것 같아 슬프고 안타깝다"고 적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선호투표제를 위해 당규를 개정하려는 것에 대해 "선거 직전에 해당 선거에 적용되는 룰을 변경한다면 당연히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면서 "바람직한 방식 당규를 개정해 당헌 위반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차기 전당대회부터 적용되도록 부칙을 마련해 위인설제 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등 다른 당내 인사들은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당의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전당대회를 가로막고 있다며 비판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 회의가 종료된 뒤 페이스북에 "최고위 일부가 당규 개정 논의마저 가로막아 전당대회 준비를 사실상 멈춰 세우고 있다"면서 "특정 제도에 대한 찬반을 떠나, 논의 자체를 막는 것은 민주정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이자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민주적 공당에서 권한 있는 기구가 결정한 사항은 따라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내 계파에 유리하면 존중하고 불리하면 뒤집는다. 이것이 자기정치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정 전 대표를 꼬집었다.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선호투표제를 지지하며 "당대표를 하신 분이, 최고위원들이 유불리를 가지고 남한테는 적용하고 자기들은 안 하겠다, 이건 정청래식 내로남불"이라고 직격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는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도 "전준위는 당규에 따라 지금의 최고위원들이 명단을 의결하고, 당무위원회에 부의해 구성된 조직"이라며 "마치 개헌특위를 만들어놓고 개헌안을 짰더니 헌법에 위배된다고 화를 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선호투표제를 지지·반대하든이제는 결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권주자인 고민정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호투표제를 가냐, 결선투표제를 가냐가 목숨 걸고 싸울 일인가. 국민들 입장에선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며 "누군가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개 최고위 회의를 돌연 취소했다. 당은 당대표 후보 등록일 하루 전인 15일까지 논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14일 최고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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