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 이어가는 여야. (사진=연합뉴스)
상임위원장은 각 상임위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진행을 총괄한다. 또한 관행상 각 상임위원장을 맡은 정당의 간사(각 당을 대표하는 실무 협상 책임자)가 상임위 내에서 법안을 심도있게 먼저 다루는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맡는다. 각 정당이 해당 상임위 법안 처리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상임위원장에 목을 매는 이유다. 무엇보다 법사위가 최대 승부처다. 법사위는 해당 상임위를 넘어 모든 다른 상임위 법안을 사실상 통제할 수 있다. 모든 법률은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를 가기 전에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체계자구심사란 타법률과의 관계나 내부 조항간 충돌 여부 등을 살피는 형식적 과정이다. 여야는 이 심사권을 남용해 내용을 고치거나 법안을 오래 계류시켜 법사위에서 모든 상임위 법안을 통제해왔다.
가령 현재 표현의 자유 논란을 부르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허위정보 유통금지’ 조항이 대표적이다. 이는 최초 해당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위헌 논란으로 삭제됐다가 법사위에서 ‘월권 논란’ 속에 되살아난 뒤 본회의에서 위헌논란을 축소하는 수정(요건 강화)을 거쳐 확정됐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제19~21대 국회까지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목적으로 회부됐지만 의결되지 않아 임기만료 폐기된 법률안도 19대 59건, 20대 99건, 21대 106건으로 증가 추세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양원 모두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전부 차지한다. 승자 독식형이라 갈등 소지 자체가 없다. 원내의석에 비례하게 상임위원장을 공식으로 선출하는 국가로는 독일·핀란드·오스트리아·스웨덴이 있다. 국내처럼 상임위원장을 협상을 통해 배분하는 나라도 있다. 영국·벨기에·덴마크·스페인도 협상을 통해 원구성을 마친다. 때문에 ‘협상법’이 꼭 늑장 국회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다만, 국내 양극화된 정치 지형 및 ‘강한 법사위’ 체제가 이 협상법과 맞물려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협상을 하는 나라도 최근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양극화돼 협상이 안되는 사례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면서 “협상력을 발휘하면 되지만, 양극화된 구조에서 잘 안 되기 때문에 규칙을 만들어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동트식을 언급했다. 이는 각 정당의 의석수를 1, 2, 3, 4...로 차례대로 나눠 결과가 큰 순서대로 상임위원장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독일 연방의회가 1970년 이전까지 사용했던 방식이다. 독일은 다른 방식(생라게)으로 변경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식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자동 배분한다.
‘법사위 힘빼기’도 거론된다.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떼내 사실상 ‘게이트키퍼’역할을 하는 법사위 위상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법사위에서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분리해 별도로 체계자구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내놨다. 앞서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해 6월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기능만 분리해 전담하는 상임위인 ‘법제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존 법사위는 ‘사법위원회’로 바꾸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김상수 운영위 국회수석전문위원은 “체계자구심사 수행 주체만을 변경하는 방안은 새로운 기구가 기존 법사위와 유사하게 권한을 넘어서 심사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별도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전담하는 위원회를 구성할 때 다양한 상임위 소속 위원이 선임될 수 있도록 하거나 소관 위원회가 법률안 체계자구 심사 결과 수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21대 국회에서 제안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