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법안을 보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가해자의 재산 상태’를 고려하도록 돼 있다”며 “같은 허위정보를 유통했더라도 자산이 많은 언론사는 더 많이, 자산이 적은 유튜브나 사업자는 더 적게 배상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는 손해액의 최대 5배에 해당하는 배상액을 정할 때 법원이 ‘가해자의 재산 상태’를 고려하도록 명시돼 있다. 다만 재산 상태를 어떤 범위까지,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는 법안에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영향력이나 피해 정도가 아니라 재산 규모가 사실상 판단 요소가 되는 것은 예측 가능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식이면 법 적용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정부가 허위·조작정보 판단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 자체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정부가 지원하는 기관이 허위 여부를 판단하게 되면 지원과 독립성이 양립할 수 있는지 국민들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구조가 아니라면 결국 정부가 불편한 정보나 비판이 규제 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다.
여권이 해당 법안의 근거로 제시한 유럽연합(EU) 디지털서비스법(DSA)과도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EU의 DSA는 신고 처리와 이의제기, 투명성 강화 등에 의무를 부과하는 ‘시스템 규제’”라며 “반면 이번 법은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이 모호한 상황에서 그 판단 과정에 정부 영향력이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법안 구조가 일반 이용자의 ‘칠링 이펙트(위축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반 국민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 아니지만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스스로 표현을 자제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제재가 일어날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이용자와 플랫폼 모두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자기검열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해야 한다는 데 우리 당에서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다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 규제가 아니라 투명성과 절차를 강화하는 시스템 규제로 가야 한다. 여야가 다시 협의해 표현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