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헌법, 이젠 미래 세대 담을 때"…2030이 던진 개헌 화두는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16일, 오후 04:56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1987년 헌법은 위대한 성취였지만, 이제는 미래 세대를 담을 때가 됐습니다.”

(사진 = 김용태 의원실 제공)
(사진 = 김용태 의원실 제공)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제헌절을 하루 앞둔 16일 국회에서 ‘미래헌법포럼-세대 간 정의와 헌법 개정’을 토론회로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참정권, 연금, 노동, 주거, 기후·환경, 국방 등 6개 분야에서 19명의 청년 발표자가 ‘2030세대가 원하는 헌법 개정 방향’을 주제로 제안을 내놨다.

김 의원은 “연금, 기후위기, 주거, AI 시대의 병역 문제 등은 1987년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과제”라며 “미래 세대의 권리를 지켜낼 기준이 헌법에 충분히 담겨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987년 청년들이 시대가 요구한 헌법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이 시대 청년들이 새로운 헌법을 이야기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다뤄진 주제는 참정권이었다. 발표자들은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불거진 선거관리 논란을 언급하며 선관위의 독립성과 함께 책임성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 완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규정 재검토, 숙의민주주의 확대 등도 제안했다.

다만 토론에서는 “제도 개편보다 국민을 납득시키는 설명과 설득이 먼저”라는 반론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국민들이 의심을 품었을 때 제도권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이 갈등을 키웠다”고 지적했고, 김 의원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호응했다.

연금 개혁에서는 ‘세대 간 부담’이 핵심 화두였다. 발표자로 참여한 박철언 22대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은 “연금은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의 부담을 미리 결정하는 제도”라며 “국가 지급보장만 선언하고 재원 조달 원칙을 비워두는 것은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재정 지속가능성과 세대 간 형평성을 헌법상 원칙으로 명시하고 장기 재정영향평가와 독립적인 재정감시기구를 두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에 대해 포럼에 참석한 공정선거행동 비상대책위 소속 황규식 씨는 “재정 원칙을 헌법에 넣으면 지나치게 경직될 수 있다”며 “인구 감소와 저출산 속에서 형평성을 어떻게 맞출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자동 조정 장치 등으로 대표되는 재정 준칙을 헌법에 도입하는 것은 경직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현행 헌법에는 없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주거 분야에서는 미래세대가 떠안는 위험과 부담을 헌법이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노동 분야에서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 간사인 서상욱 변호사는 구의역 김군 사고와 태안화력 김용균 사고를 언급하며 “가장 위험한 일은 가장 어린 청년에게 돌아간다”며 “헌법 조문에도 안전이라는 단어가 없다. 헌법학계가 오래전부터 안전권을 직접 명문화하자고 주장해 온 이유”라고 주장했다.

주거 분야에서는 청년 주거 불안이 단순한 복지 문제가 아니라 헌법상 기본권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상열 변호사는 전세사기 피해를 거론하며 “주거는 우리나라가 시장경제 체제이기 때문에 시장에만 맡길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속과도 연결된 기본권”이라며 “삶의 근간인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이 결국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자본주의 원리가 작동하기 위해서라도 헌법이 지향해야 할 방향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기후·에너지 주제를 맡은 정혜윤 씨(에너지환경공학 박사)는 헌법에 기후 조항을 신설해 현세대와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생태 보전 의무, 국제규범 형성 참여, 세대 간 부담 배분의 사전 평가·공개를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정 발표자는 “다수결로 언제든 개정·폐지되는 법률만으로는 이들의 보호가 담보되지 않는다”고 했다.

국방 주제를 맡은 김시진 씨(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입법정책학회 회장)는 병역 의무 이행자의 인권 보장과 사회복귀·자립 지원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며 “마쳐서 다행인 군 복무가 아니라, 마쳐서 자랑스러운 군 복무를 만드는 것이 공정한 국방헌법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 이번 포럼에 대해 “참정권, 재정, 연금, 노동 주거, 기후, 환경, 국방 이 여섯 분야는 따로 떨어진 정책 과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에서 뻗어나온 가지”라며 “오늘은 그 긴 여정의 출발점이다. 미래 헌법 포럼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라고 밝혔다. 미래헌법포럼은 향후 세대 간 정의와 헌법 개정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청년, 전문가들과 논의를 확대하며 향후 개헌 의제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조원빈 한국정당학회장이 논평자로 참석했다. 이와 함께 김정재·신성범·엄태영·이상휘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참석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