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당초 조정식 국회의장이 제헌절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지난 16일 만나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10여 분 만에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먼저 양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돌아오는 주를 기점으로 양당 모두 전략 수정에 나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 피로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이날 논평에서 “22대 국회 하반기의 출발이 더 이상 정쟁과 공전으로 기록돼서는 안 된다”며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원 구성 협상에 즉시 복귀해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원내에서도 “이번 주가 마지노선”이라는 기류가 형성된 데 이어, 더 이상 협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남은 상임위원장 선출 등 단독 운영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 몫으로 비워둔 7개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맡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식적으로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야만 직성이 풀린다면 다 가져가라”며 “대신 아예 원내 제1당이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한다고 국회법을 단독 개정하고 가져가라. 그러면 국민의힘도 상임위에 들어가겠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무기한 보이콧을 이어가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일부 의원들이 상임위에 들어가 국회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결국 참석은 해야 한다. 원내에서도 7개 상임위원장을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참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했다. 그는 “싸워도 원내에서 싸워야 하고 그 안에서 목소리를 내야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원 구성 공전이 길어질수록 국회 내 견제 기능을 스스로 포기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정부의 주요 법안 심사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상임위 활동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제1야당의 존재감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내부 리더십 문제도 변수다. 장동혁 대표는 최근 장외 집회와 선관위 특검 여론전에 집중하며 “우리 편을 향해 총을 쏘는 사람이 가장 큰 마이너스다. 그보다 더한 뺄셈은 없다”고 당내 비판 자제를 호소했다. 그러나 권영세 의원 등이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지도부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역시 당대표 선출을 앞둔 상황에서 지도체제가 정비돼야 협상 동력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제헌절이라는 상징적인 시점도 넘긴 만큼 다음 주에는 각 당이 국회 운영을 둘러싼 내부 논의를 각각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양당 모두 현재의 강 대 강 대치를 계속 끌고 가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