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미국 무인기 격추할 뻔…아찔했던 1시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전 09:4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우리 군 당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접경지역 일대를 비행하던 미군 무인기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했던 정황이 뒤늦게 알려졌다.군 당국은 방공태세를 일제히 격상하는 ‘두루미’를 발령해 해당 무인기에 대한 격추까지 대비했는데, 자칫 미군 전력을 공격하는 초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31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KMEP’ 훈련에 참여 중인 미 해병대는 전날 오후 경기 파주 전방 지역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미 해병대는 훈련의 일환으로 이 지역에서 고정익 정찰 무인기를 날렸는데, 우리 군 당국이 사전에 비행계획을 알지 못했던 게 문제였다.

우리 군 전방 부대는 열상감시장비(TOD)와 레이더 등 감시 장비를 통해 해당 무인기를 ‘미확인 비행체’로 식별했다.

육군지상작전사령부는 해당 무인기를 공중 위협으로 판단하고 적 무인기 대응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두루미는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비한 작전수행체계다. 두루미가 발령되면 언제라도 해당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도록 방공포 등 인근 방공 전력이 총동원된다.

하지만 추적 감시를 하던 군 당국은 무인기의 형태나 비행경로 등이 북한 무인기와는 다르다고 판단했고, 착륙 지점까지 추적해 미 해병대 소속 무인기라는 점을 최종 확인했다.

미 해병대 무인기의 비행계획이 우리 군 당국에 사전 공유되지 않은 이유를 두고 한미 간 입장은 엇갈린다. 주한미군 측은 해당 무인기의 비행 계획을 미리 한국군에 공유했다는 입장이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를 승인한 적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이번 일을 ‘사고’(incident)라고 표현하면서 “미 해병대는 사고를 둘러싼 경위를 평가하고 있고, 한국 해병대 및 관련 지역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와 관련해 접경지역에서는 대피 소동이 일기도 했다. 전날 오후 강원도 철원 민간인출입통제선 근처 마을 이장들에게 ‘실제 상황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철원 지역에 무인기가 식별돼 민북 지역 내 있는 사람들은 긴급히 인근 대피호 또는 통제소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가 발송됐다. 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해당 무인기가 북한 무인기가 아닌 미 해병대 무인기라고 밝힌 것은 약 1시간이 지나서였다.

군 당국은 미국이 훈련 정보를 한국군에 알리지 않았는지, 통보가 됐는데 한국군 내부에서 공유되지 않았는지, 미 해병대 무인기가 계획했던 비행경로를 벗어났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미 전쟁부
미 전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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