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날 만찬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혹 탄 브로드컴 사장 겸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2026.7.25 © 뉴스1 허경 기자
미국과 남미 3개국, 독일을 거쳐 지구를 한바퀴 도는 이재명 대통령의 5개국 대장정이 종반에 접어들었다. 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마지막 순방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했다.
이번 순방은 '경제안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첫 방문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 빅테크 기업 간 95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협력을 이끌어냈다.
남미 3개국과 순차 정상회담을 통해선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과 원유 등 에너지 분야 협력에서의 확장 성과가 도드라졌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무역협정(TA) 협상 재개와 한-칠레 FTA 현대화의 단초를 마련했고, 아르헨티나와는 이중과세방지 협정 타결을 이끌어 냈다.
AI 빅테크 9500억 달러 투자·협력 판깔기…젠슨 황과 "우리는 식구"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최장기 7박 11일 5개국 순방의 첫 행선지는 글로벌 혁신과 투자의 본고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였다.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는 빅테크 기업들과 한자리에 만나 머리를 맞대며 'AI 세일즈'에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 △오픈AI △앤트로픽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 4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 8명의 만남을 주선하는 'AI 서밋'을 주관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3대 메가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와 협력을 요청했다.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빅테크는 총 9500억 달러(약 1375조 원) 규모의 반도체 협력 추진 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은 5년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첨단 메모리·AI 칩 파운드리 협력에 나서고, SK그룹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 7500억 달러 규모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에 손을 잡는다. 그래픽처리장치(GPU) 200만 장을 투입되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도 구축하기로 했다.
서밋 후 이어진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글로벌 AI 리더들을 향해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을 '식구'라고 한다"며 건배를 제안했고, 젠슨 황 CEO는 "We are family(우리는 가족이다)"라고 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실리콘밸리를 넘어 전세계 스타트업 투자를 선도하는 벤처캐피털(VC) 6개사와 마주한 '벤처투자 밋업(Meet-up·교류 모임)'에서 장기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관저에서 열린 확대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7.28 © 뉴스1 허경 기자
남미 3국과 '핵심광물 협력' 공동성명·MOU…'탈중동' 아르헨산 원유 수입 첫발
남미 3개국 순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핵심광물 △공급망 △에너지 △무역협정 등으로 요약된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3개국 정상들과 각각 양자회담을 통해 핵심광물 협력에 관한 약속을 구체화한 정부 간 문서 체결을 이끌어냈다. 브라질과는 '핵심전략 광물에 관한 공동성명'을, 칠레·아르헨티나와는 각각 '핵심광물 협력 MOU(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브라질의 희토류, 리튬과 구리 매장량 세계 1위인 칠레, 리튬 매장량 세계 4위인 아르헨티나와 핵심광물 협력 기반 구축은 우리의 공급망 안정화·다변화 측면에서 유무형의 장단기 성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동 전쟁으로 불안해진 원유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동분서주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선 22년 만의 방문 계기로 한-아르헨티나 양국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아르헨티나산 원유 수입의 안정적 추진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8월까지 시범도입하기로 한 물량이 88만 배럴이다.
시범도입 물량은 많지 않지만 중동 지역 의존도가 70% 이상인 상황에서 원유 공급망 다변화의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브라질과 '에너지 협력 MOU'를 체결하고 재생에너지 등 분야 협력을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6.7.31 © 뉴스1 허경 기자
新무역협정 추진 및 FTA 현대화로 2억 8000만 남미시장 진출 터 닦기
2억 8000만 거대 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마련도 눈에 띈다.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가 참여하는 '남미판 EU(유럽연합)'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TA) 협상의 재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의 첫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인 칠레와는 FTA 현대화 논의에 합의하고 '한-칠레 자유무역위원회'를 재개하기로 했고, 브라질과는 '경제·통상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이 대통령 공식방문 및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 계기로 양국은 이중과세방지협약 체결에 합의했다. 현지 소득 발생시 한-아르헨티나 양쪽에서 세금을 부과받지 않도록 과세 기준 및 세율을 정하는 협정이다. 현지 염호 광권을 인수해 수산화리튬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혜택과 현지 진출 활성화가 예상된다.
이 밖에 △인공지능(AI) △기후변화 △해양 △남극 △문화교류 △민생치안 △교육 등 제반 분야에서 남미 핵심 국가 정상들과 포괄적 논의로 우리 외교의 글로벌 사우스 확장을 촉진한 점도 무형의 성과로 꼽힌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안정 정책에 대한 방문국들의 지지도 이끌어 냈다.
이번 남미 3국 순방으로 이 대통령은 취임 1년여 만에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G20 회원국과 양자회담을 가지며 G20 의장국 활동을 위한 지지기반을 닦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부는 이번에 남미 3개국과의 정상외교에서 이뤄진 합의가 구체적인 사업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on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