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의원이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6.8.2 © 뉴스1 신웅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1주차 당대표 순회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정청래 후보와 김민석 후보가 1승씩을 거뒀다.
정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충청권 경선에서 패배를 당했지만,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본산이자 김 후보의 고향이 포함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다만, 김 후보가 두 지역에서 예상보다 선전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향후 두 후보 간 주도권 싸움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 민주당에 따르면 부울경 경선에서 각 후보의 득표수를 집계한 결과 정 후보는 46.65%를 얻어 김 후보(43.85%)를 2.8%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송영길후보의 득표율은 9.5%였다.
정 후보는 부울경과 충청권을 합한 누적 득표 결과에서도 45.51%(5만 5518표)를 득표해 44.52%(5만 4307표)를 얻은 김 후보를 0.99%p차로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송 후보는 9.97%(1만2156표)를 기록했다.
충남 금산이 고향인 정 후보는 전날 자신의 연고지인 충청권에서 김 후보에게 30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김 후보는 열세가 예상됐던 지역에서 깜짝 승리를, 정 후보는 김·송 후보의 견제 속에서도 303표 차 접전을 만들며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충청권에선 정 후보가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부울경은 친노·친문 정서가 짙은 데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당선으로 이끈 '미키 루크' 이상호 씨를 중심으로 한 조직력이 막강한 만큼 정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김 후보가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과 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과정에서 정 후보를 지지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던 전력으로 인해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 이날 득표 결과 울산에서는 김 후보가 46.32%(4337표)를 얻어 정 후보(43.3%·4054표)를 앞섰지만, 부산과 경남에서는 정 후보가 48.76%(1만345표), 46.08%(1만790표)를 각각 얻어 김 후보(43.28%·9182표, 43.38%·1만156표)를 제쳤다.
정 후보는 부울경 득표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문재인 후예들이 노무현 정신·문재인 정신이 깃든 부울경에서 제 손을 잡아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맙다"고 밝혔다.
그는 '역전은 했지만 표차가 적어 호남과 수도권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오직 당심, 민심만 믿고 간다"며 "제가 정치 생활하면서 단 한 번도 당을 배신한 적 없고, 탈당한 적 없고, 컷오프됐어도 선당후사 살신성인했다"고 강조했다.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 경선주자인 최민희 후보는 경선결과 직후 페북에 "부울경에서 역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다.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지키려는 당원 동지들께서 반드시 정 후보를 지켜주실 것을굳게 믿는다"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왼쪽), 정청래 의원이 1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8.1 © 뉴스1 신웅수 기자
다만 정치권에선 김 후보가 선전을 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정 후보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 지역에서 김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높았고, 특히 이번 당대표 선거는 선호투표제가 적용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체 판세에 큰 지장이 있을까 싶다"며 "선호투표제라서 송영길 후보를 찍은 사람들이 김민석 후보를 함께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평론가는 "김 후보가 전체적으로 유리하고, 여론조사는 정 후보가 좀 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얼마나 뒤집을 수 있을까"라면서 "보수에서 역선택을 많이 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근소한 차로 김 후보가 이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결과 발표 직후 유튜브 '김민석TV' 방송에서 "결국 우리가 이긴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1순위 표에서도 호남과 수도권에서 앞설 것으로 보는데, 거기서 비등비등하거나 조금 앞서도 여론조사에서 10~15% 정도 이기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승리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1211표 진 거 괜찮다. 이 정도면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주변에서도 경선 초반 선방한 만큼 향후 순회 경선에서 '김민석 대세론'을 형성해 나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 친명(친이재명)인 채현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기대 이상의 좋은 출발"이라며 "(당초) 상대 후보의 연고지인 충청과 조직 기반인 부산이 포함돼 있어, 첫 주에 최대 7%p까지 뒤처질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충청과 부울경을 모두 합산한 누적 득표율은 44.5%로, 상대후보와 그야말로 초접전"이라고 말했다.
채 의원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지금까지 경선을 치른 충청과 부울경의 권리당원 선거인단은 전체의 약 17%에 불과하다. 호남, 수도권, 대구·경북, 강원 등 아직 80%가 넘는 당원들의 선택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충청권과 부울경 권리당원 규모가 20%에도 미치지 못하긴 하지만, 타지역 권리당원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김민석 안정적 승리론에 반전을 불러일으켰다"며 "김 후보가 당대표에 무난히 될 것이라고 하는 당 안팎의 여론에 일종의 역풍이 불었다. 이렇게 되면 호남도 모른다"고 밝혔다.
박 평론가는 "호남은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대통령이 픽한 김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건 아니고, 정 후보가 호남에서 기득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부울경에서 정 후보를 택한 결과가 호남에서도 김 후보가 이길 것이라는 전망과 전혀 다른 결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