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가누르기 방지안’에 與 반발…“법 취지 안 맞고 실효성 부족”

정치

이데일리,

2026년 8월 05일, 오후 04:01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정부가 내놓은 ‘주가 누르기 방지’ 세제개편안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초 입법 취지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이훈기 의원 역시 이날 별도 보완 법안을 발의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5일 정부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상장주식의 시가가 세법상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에 미달하면 비상장주식 평가 방식을 적용토록 했다. 주가를 더 낮춰도 일정 수준부터는 상속·증여세 부담이 추가로 줄어들지 않도록 한 것이다. 평가 기준도 회계상 장부가치가 아닌 세법상 순자산가치로 명시했다.

다만 모든 저PBR 기업을 주가 누르기 기업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자본잠식 상태이거나 경영정상화 약정을 이행중인 기업, 회생절차 또는 국가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은 예외로 둔다.

상장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활용한 저평가 방식도 차단했다. 지배구조상 가장 아래에 있는 회사부터 평가 하한을 적용한 뒤 재산정된 지분가치를 상위 회사의 순자산가치에 차례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손자회사와 자회사의 저평가가 모회사 주식가치까지 연쇄적으로 낮추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상장주식을 상속세 물납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도 담겼다. 상속인이 세금 납부를 위해 주식을 시장에 대량으로 매각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일반주주가 피해를 보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앞서 이소영 민주당 의원도 정부안이 자신이 제안한 ‘주가누르기 방지법’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주가누르기 기업으로 추정해 상속·증여 대상 주식을 다시 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안은 장기 저PBR 기업이면서 현행 방식으로 산출한 주식 평가액이 과거 평균주가보다 30% 이상 낮은 경우 주가 누르기 기업으로 추정한다. 또는 최근 1년간 중복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 특정 행위가 있어야 한다. 이어 해당 요건을 충족하면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며 납세자가 주가 누르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면 현행 평가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전체 13개 반기 가운데 2개 반기에서만 기준선을 벗어나도 장기 저PBR 추정 요건을 피할 수 있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일정 기간 주가를 관리하는 것만으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주가 누르기의 사례로 제시한 교환사채 발행과 중복상장 역시 실제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실질가치 대신 동종 업계 내 PBR 순위와 과거 주가를 기준으로 삼은 것도 한계로 꼽힌다. 그는 “기업의 자산과 실적, 주가가 그대로여도 다른 기업의 주가가 움직이면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안 수정에 대한 당내 공감대가 형성된 단계는 아니다. 이훈기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대표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대표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내 다른 의원들과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면서 “당이 정부 세법개정안을 점검하기로 한 만큼 이 문제도 함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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