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부터), 김민석, 정청래 당대표 후보. 2026.8.5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김민석·송영길 당대표 후보의 조 대법원장 탄핵론 제기에 이어 민주당 원내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까지 탄핵론에 힘을 실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실제 추진하기보다는 현재 후임 인선 등을 미루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법원 인선이 늦어지면 내란 사건의 심리 또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
그럼에도 당권 주자들이 앞다퉈 탄핵론이 제기하는 것은 8·17 전당대회를 겨냥해 '사법개혁'으로 강성 지지층 표심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대표 후보들 이어 원내·법사위까지 '조희대 탄핵론' 띄워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에게 "이제라도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을 제청하라"며 "법적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며, 대법원장 스스로 사법 불신을 키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직무대행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김민석·송영길 후보의 '조희대 탄핵론'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달 30일 엑스(X)에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은 마냥 미루고 9월 퇴임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은 진행하는 조 대법원장의 직무유기가 도를 넘었다"며 "후임 제청을 즉각 하지 않고 헌정수호 차원의 탄핵을 피할 수 있겠나,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후 송 후보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을 향해 "국회 권한 침해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직무 유기 고발과 함께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같은 경고 직후 엑스에 "공감한다. 헌법과 국민을 무시하는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법사위 여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조 대법원장의 직무 방기로 사법부가 멈췄다, 헌정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법행정의 공백"이라고 비판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은 그렇지 않아도 탄핵 대상"이라며 "법사위원장으로서 강력 지적한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5 © 뉴스1 이호윤 기자
여권, 조희대 탄핵론 3월 제기 후 중단…사법개혁 의지·강성 지지층 공략 해석
조희대 탄핵론은 지난 3월 범여권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역풍이 예상되면서 당시 정청래 대표 하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론에 선을 그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3월 6일 전남 영광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열망이 있고 우리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잘 수렴하고 모아보겠다"면서도 "조 대법원장 탄핵이 당 지도부 공식 의견은 아니다. 조 대법원장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거취를 빨리 표명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권에서는 5개월 만에 다시 불거진 조희대 탄핵론에 대해 '경고성'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송 후보가 조 대법원장 탄핵 사유로 꼽은 △대법관 임명 거부 △12·3 비상계엄 침묵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 등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라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김 후보의 발언도 정확히 보면 '탄핵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경고였고, 대법관 제청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알기 위한 발언이라고 해석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지 않는 행위에 대해 규탄하고 경고하는 차원으로,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면 탄핵까지 이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회 원내대변인도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가 탄핵하겠다고 하는 건 아니니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 달라"고 설명했다.
조희대 탄핵론이 전당대회 기간, 당대표 후보들로부터 다시 제기된 만큼 전략이 내포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정청래 후보가 여러 개혁을 주장하며 강성 지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송 후보와 김 후보가 이 문제를 앞세워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송 후보는 지난 3월 당시 정청래 지도부의 판단에 대해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미적거리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다만 정 후보의 이런 반응 또한 타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꾀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lgir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