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개혁신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다. 6.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정치적 돌파구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 구조가 일상화되면서 존재감조차 희미해졌다. 이대로 간다면 2028년 23대 총선은 필패다. 특히 보수통합이 전제되지 않으면 고사 위기에 내몰릴 수도 있다. 당의 대주주인 이준석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가 개혁신당의 부활을 위해 연일 악전고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6.3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에 정당 지지율도 3% 안팎 급락
개혁신당은 윤석열정부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불화로 탄생한 정당이다. 국민의힘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축출됐던 이준석 대표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영남과 호남이라는 든든한 지역기반을 갖춘 국민의힘과 민주당과는 달리 뚜렷한 지역기반조차 없는 군소정당의 생존은 험난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이 대표의 개인기로 불과 3석을 겨우 얻으며 원내에 진입했다. 2025년 21대 대선에서 만 40세를 갓 넘겨 출마한 이 대표는 이른바 ‘젓가락 발언’ 파동 속에서도 8%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거기까지였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됐다. 국민의힘의 우경화로 야권연대가 물거품이 됐다. 특히 6.3 지방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야권통합의 주도권을 지겠다는 계산도 틀어졌다. 선거 성적표는 처참했다. 총 185명의 후보가 출마해 광역·기초의원에서 100석을 목표로 햇지만 결과는 기초의원 1석에 불과했다. 또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의혹으로 체면도 구겼다. 위기는 정당지지율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갤럽, 리얼미터 등의 조사 결과를 보면 당 지지율은 2-3% 수준이다. 21대 대선 당시 5-6%대와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훈련받는 천하람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의 불투명한 미래는 사실상 친정인 국민의힘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6.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사퇴가 예상됐던 장동혁 대표 체제는 오히려 더 굳건해졌다. 장 대표는 이른바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기점으로 기사회생했다. 이후 코스피·부동산 민심 악화 여론을 등에 업고 대정부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복당운동권을 언급하며 친한계 탈당을 촉구한 안철수 의원의 화려한 변신은 장 대표의 확고한 당권장악을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개혁신당으로서는 국민의힘 변화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악재다.
개혁신당은 최근 정치적 부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정책기능 강화를 위해 현안 여론조사 실시를 사실상 정기화했다. 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배재고 응원구호 논란 △축협 청문회 개최 여부 △보유세 강화 여부 △연임제 개헌 논란 △대미투자협상 공개 여부 △여성징병제 도입 등 뜨거운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당 자체 AI 시스템 개발로 여론조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며 “군소정당이지만 정책기능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당 차원의 노력과는 별개로 이 대표와 천 원내대표의 개혁신당 존재감 확보 노력도 눈물겹다. 이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여 공세 비중을 높이고 있다. 특히 여야를 대표하는 이과형 리더인 이 대표는 19일 당일치기 중국 방문에 나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월드로봇컨퍼런스(WRC)에서 참석해 매디슨 황 엔비디아(NVIDIA) 수석 이사를 만나기도 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만 40세의 나이로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2박 3일간 신병훈련을 체험했다. 정치적 쇼라는 비판에도 개혁신당에 대한 언론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국 정치사에서 지역기반이 확실하지 않은 제3당 지대 군소정당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현 장동혁 체제가 존재하는 한 국민의힘과의 통합은 어렵다. 다만 차기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반(反)이재명 보수통합’을 촉구하는 보수 지지층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통합 가능성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