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체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출석 요구 안건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사진=연합뉴스)
물론 사법부 수장인 조 대법원장 역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사를 둘러싸고 수개월 넘게 제청이 미뤄졌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할 경우 사법부의 재판 기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대법원장의 제청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로 정치권이 사법부 수장의 거취까지 직접 규정하려 드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있다. 관례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할 수 있고, 제청이 장기간 지연된 데 대한 책임도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법부 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탄핵을 거론하는 순간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특정 대법원장의 적절성 여부를 넘어 사법부의 독립과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당장의 정치적 공세는 힘을 과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하위 기관으로 인식된다면 삼권분립에 대한 국민의 신뢰 역시 흔들릴 수 있다. 사법부의 독립은 사법부가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판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성립한다. 정치권의 뜻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법부 수장의 거취가 좌우되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사법부가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롭게 판단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