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희대 사퇴" 전방위 압박…野 "사법부 장악 시도" 반발

정치

뉴스1,

2026년 8월 21일, 오후 12:41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2026.8.21 © 뉴스1 김진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범여권 법제사법위원들이 일제히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당내 일각에선 탄핵 추진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를 '사법부 장악 시도'로 규정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대법관을 채우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맞받았다.

김민석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21일 강원 강릉시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손봉기 판사 대법관 후보 제청과 이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 등을 거듭 문제 삼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서미화 최고위원은 "정치적 중립성과 신뢰를 지켜야 할 사법부 수장이 오히려 끊임없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며 "조 대법원장에게 더 이상 대한민국 사법부를 맡길 수 있겠느냐. 더 이상 사법부의 권위를 훼손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당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행정처가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추천 백지화 여부를 물은 사실 등을 거론하며 "조 대법원장은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 사유는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을 모욕한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더 이상 조희대 씨는 대법원장으로 자격이 없다"면서 "계속 자리를 보전할 경우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도록 우리 민주당은 국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 판사들을 향해 판사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가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공식화한 단계는 아니다. 김 대표는 이날 탄핵을 직접 언급하기보다는 사법부 내부에서 조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 문제는 사실 국회가 흥분할 일이 아니고 사법부가 흥분할 일"이라며 "대법원과 법관들이 조 대법원장의 잘못된 행태를 어떻게 할지 빨리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집단지성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도 같은 날 조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공동 입장을 내며 압박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공동 입장을 통해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의 임명권은 존중했고 이 대통령의 임명권은 무시했다"며 "희대의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당시 후보 추천부터 제청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일이었고 세 차례 모두 직접 만난 반면,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제청에는 최장 209일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최근 손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는 과정에서도 청와대에 충분한 협의 없이 사실상 서면으로 통보했다며 청와대가 제청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정상적인 협의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손 후보 임명 제청을 수용한다면 또 하나의 잘못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향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 후 즉시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탄핵을 추진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입장 발표 뒤 기자들을 만나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사법부의 일련의 행태가 국민적 분노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저희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대법관 제청 과정과 대법원의 내란 혐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 등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구성에 반대하며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2026.7.2 © 뉴스1 유승관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사법부를 정권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시도라고 규정하며 반격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유례없는 일방 통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유례없는 일 하기로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능가하는 집단이 없다"고 맞받았다.

장 대표는 대통령 재판 중단과 대법관 증원, 민주당의 대법원장 사퇴 촉구와 김 대표의 관련 현수막 게시 방침 등을 열거하며 "유례가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일각의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에 대해서도 "애당초 이 대통령이 대법원장 면담을 거부했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원하는 대법관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임기 내에 임명할 대법관이 무려 22명"이라면서 "그 22명 모두를 이재명 면죄부를 줄 '친명 대법관'으로 채울 작정인가"라고 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의 현수막 게시 방침을 거론, "대법원장을 향한 인민재판과 현수막 선동, '사법농단 죽창가'를 즉각 멈추라"고 밝혔다.

그는 "김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꺼내든 카드는 대법원장 찍어내기 선동이었다"면서 "대법관 제청권은 헌법이 규정한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제청을 안 하면 직무유기, 제청을 하면 사법농단이라니 자기모순"이라며 "결국 '이재명 방탄'을 위해 사법부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길들이겠다는 노골적인 사법 장악 시도"라고 주장했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도 김 대표가 대법관들과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향해 조 대법원장의 잘못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법관들에게 지금 편을 정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법관은 재판으로 말하는 사람"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는 결정이 나올 때마다 사퇴를 압박하고, 그것도 모자라 법관들을 동원해 자기 편에 세우겠다는 발상은 사법부를 정권의 손아귀에 넣겠다는 것 말고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hi_nam@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