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신임 당지도부 만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25 © 뉴스1 이재명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른바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 추진을 둘러싸고 속도조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쟁점 법안보다 민생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당내에서는 이 대통령을 둘러싼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특검법 추진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처리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전날(26일) cpbc라디오 '김준일의 시사천국'과의 인터뷰에서 특검법 관련 질문에 "국민의 공감대가 있어야 추진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저희는 문제가 있는 수사였다고 생각하지만, 조작기소 특위가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로 여론이 저희에게 우호적으로 조성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작업을 선행하지 않고 다시 특검법을 바로 처리한다는 건 현재 상황에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조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과연 국민이 그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 게 필요할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국민적 의견을 듣고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며"과연 그것이 국정과제 제1번이냐에 대해 많은 민주당 의원은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권칠승 정책위의장도 전날 KBS 라디오에서 9월 정기국회 처리 주장에 대해 "만약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면 완전히 개인 사견이라고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9월 정기국회에서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9월 정기국회 처리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는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차원의 논의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지금 아직 지도부에서 논의 테이블에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앞선 발언에 대해서도 "모 방송에서 개인적 생각을 간단히 얘기했는데 언론에서는 기정사실처럼 썼다"며 "지금 전체 쟁점 법안에 대해서 지도부에서는 아직 논의에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원내에서도 구체적인 추진 시점과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조작기소 특검법 의결의 시점이나 방식, 내용 이런 것들이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된 바 없다"며 "추후에 필요한 시기에 다시 논의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당내에서는 특검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박균택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지금도 늦었다. 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법은 공소취소 권한 등을 둘러싼 논란 속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차례 제동이 걸린 바 있다. 기존 기소가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 포함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지난 4월 말 법안을 발의한 뒤 5월 처리를 검토했지만 위헌 논란과 중도층 반발 우려 등이 커지자 처리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당시 한병도 원내대표도 지방선거 이후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숙의를 거쳐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시장과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선거 등 일부 격전지에서 패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특검법을 비롯한 강성 지지층 중심의 쟁점이 중도층 표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도 속도조절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당내에서는 정치적 쟁점보다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성과를 앞세워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이 대통령과 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만찬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공유됐다. 권 정책위의장은 "이럴 때일수록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도 이날 만찬 당시 이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의 무게를 강조했다며 "국민의 삶에 있어서 성과와 업적을 만드는 데 집권여당이 같이 해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의원 워크숍에서 입법 전략과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조작기소 의혹 규명 필요성에는 당내 공감대가 있지만 특검법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데는 신중론이 적지 않은 만큼 향후 논의 과정에서도 의견 조율이 이어질 전망이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