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황병서 기자] 한미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첫 사업으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를 사실상 정하고도 발표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개별 프로젝트의 ‘미국 소유(U.S. ownership)’를 둘러싼 이견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양해각서(MOU)는 발전소 등 개별 사업을 담는 프로젝트 특수목적법인(SPV)을 미국이 전적으로 소유하도록 규정했지만,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법인도 미국 소유 주체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우리 협상팀은 내달 1호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협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오른쪽)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체결한 MOU에 따르면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 사업을 관리할 우산형 투자 SPV를 설립하고, 미국 또는 미국이 지정한 주체가 무한책임사원(GP) 자격으로 이를 관리·지배한다. 한국은 투자 SPV에 자금을 공급한다. 이 아래 설치되는 프로젝트 SPV에 대해 MOU 부속서는 “미국이 전적으로 소유하는(wholly-owned by the United States) 별도 특수목적법인”으로 규정했다.
쟁점은 여기서 말하는 ‘미국’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미국 측은 미국 정부나 미국이 지정한 미국 측 주체가 프로젝트 지분을 직접 가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국 측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설립한 현지법인도 미국법에 따른 법인인 만큼 지분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 해석대로라면 한국은 대규모 자금을 대고도 발전소의 주주가 되지 못할 수 있다. 운영·증설·매각 등 주요 결정은 미국 측이 장악하고 한국 기업은 시공·기자재 공급이나 위탁운영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한국계 현지법인이 지분을 확보하면 이사회와 의결권에 참여하고 장기 운영수익과 자산가치 상승분도 가져갈 수 있다. 이번 1호사업에서 정해진 ‘미국 소유’의 기준은 향후 원전·에너지·반도체 등 후속 프로젝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닐스 월레슨 오스터버그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MOU는 투자 프로젝트를 미국이 소유한다고 명시하지만, 민간과 공공 가운데 누가 소유하는지, 소유권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며 ‘미국 소유’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이 투자 발표를 늦추는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