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노봉법 시행령 대신 시행지침 마련…“필요 시 다른 방안 검토”

정치

이데일리,

2026년 8월 28일, 오전 09:08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청와대가 28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의 ‘노동쟁의’ 범위와 관련해 시행령을 별도로 제정하지 않고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시행지침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노동쟁의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 마련을 주문한 가운데, 정부는 우선 시행지침을 통해 현장 혼선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네팔 홍수 피해 대응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네팔 홍수 피해 대응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 미치는 효과는 유사하지만 입법예고, 규제심사 등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시행령보다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시행지침을 제정하고자 한다”면서 “지침 적용 후 현장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동쟁의 대상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근로조건 관계가 있는 경영상의 결정이 있을 수 있는데 한계가 조금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필요하면 시행 규칙에 해당하는 지침이든 고시든지 정리를 해달라. 그래야 사회적 분쟁이 줄어든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도 같은 문제를 재차 꺼냈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 예를 들면 사례나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이 “행정 해석으로 이미 다 내렸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해석과 지침은 다르다. 해석은 그냥 의견일 뿐”이라고 짚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대상을 기존의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배치전환 등 경영상 결정 가운데 어느 범위까지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놓고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정부가 시행령 대신 시행지침을 택한 것은 법률에 명시적인 위임이 없는 상황에서 하위법령으로 노동쟁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제한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노동부는 이 대통령의 첫 지시 이후 기존에 마련한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왔다.

다만 시행지침은 시행령 등 법령과 달리 대외적인 법적 구속력을 갖는 데 한계가 있어, 실제 노사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예측 가능성과 분쟁 예방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 청와대가 지침을 우선 적용한 뒤 현장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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