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31일 오후 부친의 빈소가 마련된 포항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8.31 © 뉴스1 최창호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부친의 별세 소식에 대법관 후보자 제청으로 일촉측발이던 당청과 대법원간 대치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청와대는 지난 28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요청한 이후 대법원의 입장을 기다리며 후속 대응을 검토하는 중이다.
31일 청와대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조 대법원장의 부친상 빈소가 마련된 포항성모병원을 찾아 조문했다.
청와대는 당초 홍익표 정무수석의 조문을 검토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강 비서실장이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하도록 지시했다. 최근 청와대와 조 대법원장 사이의 '대법관 제청 논란'과는 별개로 국가 5부요인 조사에서 있어선 최대의 예우를 갖추기로 한 것이다.
강 비서실장은 조문 후 "큰 슬픔을 겪고계신 조희대 대법원장님과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오시지 못해서 비서실장을 보낸 거란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께서 '깊이 감사드린다. 감사의 마음을 대통령께 꼭 전달해 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장례 기간 동안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를 중단하기로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들을 향해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거명이나 호명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 경위를 따질 계획이었지만, 부친상을 고려해 출석 여하와 상관 없이 현안질의를 취소했다. 김 대표를 비롯해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이날 조 대법원장 부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지난 2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재제청을 요청하면서 양측의 긴장감은 한껏 고조된 상태다.
청와대는 임명권자인 대통령과의 사전 협의 없이 손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하며,손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군 가운데 1명을 재제청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한 대법원의 공식 입장은 장례 절차가 끝난 뒤인 이번 주 후반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입장이 나온 지난 28일 "다음 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건은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로, 기존 후보군 가운데 1명을 다시 제청하거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추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는 방안이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조직법이 대법관을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천위를 새로 꾸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추천위를 재구성할 경우 청와대와의 갈등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이번 제청이 절차적으로 완료된 것이 아닌 데다, 기존 후보들 역시 적법한 추천 절차를 거친 만큼 기존 후보군에서 다시 제청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사법부 최고권위 기관을 두고 미묘한 관계인 대법원 수장이 헌재 판단을 구하는 데 대한 부정적 기류가 높아 가능성은 많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대법원에 입장을 전달한 만큼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