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20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김승희 의전비서관 자녀 학폭 문제에 대해 "해당 비서관에 대해 공직기강실에서 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를 위해 내일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서 해당 비서관을 배제조치 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3.10.20 © 뉴스1 안은나 기자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당시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을 감사한 결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부적절하게 운영된 사실이 확인됐다.
학폭위가 가해학생 조치를 먼저 결정한 뒤 이에 맞춰 평가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김 전 비서관 등을 둘러싼 외압 의혹은 객관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아 개입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원은 1일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사건 축소 및 은폐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성남교육지원청의 학폭위 운영과 경기도교육청 자체감사 과정에서 총 4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국회 교육위원회가 지난해 12월 학폭위 처분 과정의 외압 여부와 2023년 경기도교육청 자체감사의 적정성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김 전 비서관의 자녀는 2023년 학교폭력 사건으로 성남지원청 학폭위에 회부됐고, 같은 해 9월 7호 처분인 학급교체 조치를 받았다.
'학급교체' 먼저 정하고 점수 역산…회의록도 부실
감사 결과 당시 학폭위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피해학생과의 화해 정도 등 5개 기본 판단 요소를 먼저 평가해야 하는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폭위는 '학급교체'로 조치를 먼저 정한 뒤 이에 해당하는 13~15점 범위에 맞춰 평가 점수를 조정했다.
당시 한 위원은 "점수는 최대한 줬구나, 강제전학 바로 밑에 나오게 이런 생각이 있지 않을까"라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후 총 15점이 부여됐다.
감사원이 2023년 8~10월 성남지원청 학폭위 사건 83건을 표본 점검한 결과에서도 확인 가능한 사건 중 27건은 조치를 먼저 결정한 뒤 점수를 역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록에는 가해학생 조치를 결정하기까지 위원들의 논의 내용이 빠지고 관련자 진술과 최종 의결 결과만 기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간사 "강제전학 안 하셔야" 부당 관여…외압은 단정 어려워
학폭위 심의·의결 권한이 없는 간사가 심의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간사는 위원들이 강제전학 여부를 논의하던 중 회의장 밖에서 '과장'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통화한 뒤 돌아와 "강전(강제전학)은 안 하시는 게", "안 하셔야 해요. 과장님이"라고 말했다. 이후 논의는 강제전학 대신 출석정지 또는 학급교체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간사는 이후에도 동료 장학사 등과 통화한 내용을 전달하며 "출석정지를 길게 내리시는 건 어떠세요?"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감사원은 간사가 권한 없이 외부인과 개인 의견을 지속적으로 개진해 학폭위원들의 자유롭고 공정한 논의를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감사원은 이 같은 과정에 외압이 개입했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통신사 보관기간이 지나 간사가 통화한 '과장'을 특정하지 못했고, 관련자 PC 등에서도 증거를 찾지 못했다.
학폭위원과 간사 등은 당시 가해학생의 학부모가 김 전 비서관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유사 학폭 사건과 비교해도 김 전 비서관 자녀의 처분 수위가 낮았다고 볼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감사를 통해 확인된 증거나 진술 자료로는 당해 사건 학폭위 심의·의결 과정에 외압 개입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기도교육청 자체감사 보고서도 '부적정'
2023년 외압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던 경기도교육청 자체감사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감사원은 당시 경기도교육청이 강제적 조사권이 없고 학폭위 녹음파일도 확보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자체감사 자체를 부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감사증거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결과보고서에 기재하고 별다른 논거 없이 감사자의 의견을 담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관련자 3명에게 주의를 촉구하도록 경기도교육감에게 요구했다.
또 성남지원청에는 학폭위 심의 절차와 회의록 작성을 개선하도록 하고, 심의에 부당하게 관여한 당시 간사에게 주의를 촉구하도록 요구했다.
immu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