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8.24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범여권에서부터 중도보수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에 시동을 걸었지만, 조국혁신당과의 관계에서는 연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양당이 통합을 위한 실무 협의 여부를 놓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는가 하면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의 이재명 대통령 재판 관련 발언을 두고도 공개적인 공방을 벌이면서다.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연대와 합당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혁신당은 정식 제안조차 없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민석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민주당이 대통합추진단을 띄운 직후부터 양측의 입장차가 잇따라 표면화하면서 대통합 구상도 시작부터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혁신당은 연대 등과 관련한 실무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놓고 배치된 주장을 내놨다.
민주당 대통합추진단장을 맡은 박범계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혁신당 연대분과위원장인 이해식 의원과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이 "실무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정 사무총장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 아니기에 바로잡는다"며 "저는 이 의원과 통합 관련 어떠한 대화도 나눈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 사무총장은 "통합과 연대는 구호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신뢰에 기반해야 한다"며 "내란청산과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았던 원탁회의 합의문을 이행하는 것이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진정으로 통합과 연대를 바란다면 상대 당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지켜달라"고 했다.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도 같은 방송에서 "억울하다. 단 한 번도 우리에게 품격 있게 정식으로 제의한 적이 없다"며 민주당의 연대 추진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합당의 조건도 단 한 번도 얘기할 기회가 없고 민주당에서 예의 없이 무례하게, 모욕적으로 왔다"며 "우리는 질척거리거나 매달린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합추진단 출범에 대해서도 "김 대표의 방식은 일방적으로 기구를 마련해 놓고 우리가 협조를 안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프레임이라는 생각이, 강한 의심이 든다"고 평가했다.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낙선한 김용남 전 의원이 지난 6월 4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2026.6.4 © 뉴스1 김영운 기자
민주당이 조 원장과 평택을 선거에서 맞붙었던 김용남 전 의원을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도 "그렇게 해버리면 무슨 신호냐"라고 지적했다. 혁신당에서는 김 전 의원의 임명이 양당 통합 기조와 배치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도 혁신당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시점에서 혁신당의 연대와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쟁적 공격은 매우 아쉽다"며 "연대와 화합이라는 큰 방향에 걸맞게 책임 있는 언어와 자세로 논의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조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 사무총장이 박 의원의 발언을 부인한 데 대해 "논의라는 게 공식적으로 미팅이나 회의를 갖는 것만 논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 사무총장이 통합 관련 대화를 나눈 적 자체가 없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그 부분은 따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김 전 의원 부의장 임명 건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대부분이 원내에서 위원회나 TF 등을 맡아 일하는 추세"라면서 "정책위의장도 아니고 부의장을 맡은 걸로 왈가왈부하는 건 맞지 않는다. 선거에서 묵은 감정이 있다면 털어버리는 게 맞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를 놓고도 민주당과 조 원장 사이에서 공개적인 신경전이 벌어졌다. 조 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해서는 우선 '조작 기소'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조 원장은 "문제 검사에 대한 법무부나 대검 차원의 감찰이나 공수처 수사를 통해 조작의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상의 점을 무시한 채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밀어붙인다면 정치적, 법적으로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유죄 판결을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법리가 다시 뒤집어지지 않는 한 임기 후 재개될 2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일 오후 전남광주 신안군 압해읍 보훈회관에서 열린 '2026 신안군 명사 초청 특강'에서 '호남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9.2 © 뉴스1 박지현 기자
민주당에서는 즉각 공개 반발이 이어졌다. 박지원 의원은 조 원장을 향해 "당신은 책임 있는 정치인이지 교수가 아니다"라며 "왜 이리 성급한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직격했다. 박선원 최고위원도 "답답하고 세상이 쉬워 보이지 않을수록 기본은 지켰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도 우려를 나타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국 전 대표는 우리와 같이 윤석열 검찰정권의 사선을 넘었던 매우 중요한 동지"라면서도 "혁신당과 연대와 합당에 대한 논의를 통해 동지적 결합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에서 조 전 대표의 발언을 우려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도 조 원장이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함께 거론한 데 대해 "본질적으로 다른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소취소 특검이라는 규정은 국민의힘의 논리"라며 "조 원장이 국민의힘 논리를 끌어들여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대·통합 논의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에 현안을 둘러싼 입장차까지 표면화하면서 양당 관계에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이 이해민 전 의원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으로 발탁하면서 양당 관계에 온기가 감돌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불과 며칠 만에 냉기류가 흐르게 된 셈이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