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주 자녀 탓 '1주택 취득세 특례' 배제는 부당…조세심판원 제동

정치

뉴스1,

2026년 9월 04일, 오후 01:19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와 빌라촌. (뉴스1 DB). 2024.8.8 © 뉴스1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부모가 상속받은 주택에 '1가구 1주택' 취득세 특례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주민등록표상 같은 세대로 묶여 있더라도 실질적인 생활 근거지가 해외라면 별도 가구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국무조정실 조세심판원은 4일 국민의 경제활동 및 민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올해 2분기 주요 심판결정 3건을 선정해 공개했다.

주민등록 같아도 생활근거지 해외면 '별도 가구'
이번 사건의 청구인은 배우자 사망으로 주택을 상속받은 뒤 취득세율 2.8%를 적용해 세금을 신고·납부했다.

이후 상속받은 주택이 1가구 1주택에 해당한다며 특례세율 0.8%를 적용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청구인과 같은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올라와 있는 자녀가 이미 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모와 자녀가 하나의 가구를 구성하는 만큼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청구인은 자녀가 미국 소재 회사에서 근무하는 재외국민으로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행정 편의와 연락 등을 위해 주민등록상 주소만 함께 등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세심판원은 청구인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부는 청구인의 자녀가 30세 이상 재외국민으로 주택 상속 당시 실질적인 생활 근거지가 해외에 있었다는 사실이 재외국민등록확인서 등을 통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자녀가 재외국민 등록 이후 국내에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입국한 사실이 없고, 부모와 같은 주민등록표에 등재된 것도 재외국민 등록 이전 국내 주소가 형식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봤다.

심판부는 자녀가 부모와 같은 주민등록표에 등록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질적으로 하나의 가구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별도 가구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부모가 상속받은 주택에는 1가구 1주택 특례세율 0.8%가 적용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셋째 출산에 차 바꿨다면…"1년 내 처분해도 감면 유지"
셋째 자녀 출산에 따른 양육환경 변화로 더 큰 자동차가 필요해 기존 차량을 1년 안에 처분한 경우에도 취득세 감면을 유지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청구인은 두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다자녀 양육자 취득세 감면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셋째 자녀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카시트 2대를 설치하면 첫째 자녀가 함께 타기 어렵다는 이유로 더 큰 차량을 구매하기 위해 기존 차량을 1년 이내 처분했다.

과세당국은 이를 취득세 추징 대상이라고 판단했지만 조세심판원은 자녀 출산과 양육환경 변화에 따른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자녀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출산·양육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 감면의 입법 취지도 고려했다.

위법 세무조사로 얻은 자료…"과세 근거로 쓸 수 없어"
위법한 세무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과세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도 나왔다.

과세당국은 거래처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청구인들에게 부가가치세 수정신고를 안내하고 종합소득세를 과세했다.

이후 거래처에 대한 세무조사가 위법한 것으로 판단됐지만 청구인들이 세무조사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었다는 등의 이유로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세심판원은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이 조세행정에도 적용되는 만큼 위법한 세무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는 과세처분의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자료를 토대로 이뤄진 수정신고 역시 위법성을 피할 수 없다고 봤다.

이상길 조세심판원장은 "이번 심판결정례가 억울하고 부당한 세금을 부과받은 납세자들이 조세심판원에서 더 많이 구제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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