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팅하우스 원전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1200억달러의 적정성은 개별 사업 구조를 뜯어봐야 한다. 8기로 나누면 기당 약 150억달러(20조원)이다. 최근 한국이 수주한 체코 원전의 EPC 사업비(약 11조원)와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다. 미국은 인건비와 건설비가 높은 데다 원전 특성상 공기가 지연될수록 금융비용도 불어난다. 150억달러 가운데 실제 건설비와 금융비용, 부지·송전망 등 부대비용이 각각 얼마나 포함되는지에 따라 사업 수익성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사업 구조를 잘 짜면 대미투자 자금을 회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인허가가 상당 부분 진행된 부지를 제공하는 등 사업 불확실성을 낮추고 한국 기업이 EPC와 주기기·핵심 기자재 공급을 맡는다면 투자 자금의 일부가 국내 기업의 매출과 수익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프로젝트 지분까지 확보할 경우 발전소 운영에 따른 장기 투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대미투자 1호로 유력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에서 불거진 ‘누가 사업의 주인이 되느냐’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사업 지분과 의결권, 수익배분에서 충분한 권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투자 위험만 떠안을 수 있다. 원전 역시 APR1400 2기 확보라는 상징적인 성과를 넘어 EPC·기자재 공급과 프로젝트 지분까지 얼마나 한국 몫으로 가져오느냐가 중요하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1200억달러면 기당 150억달러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미국이 인허가가 상당 부분 진행된 부지를 제공하는 등 사업 여건에서 협조한다면 내부수익률(IRR)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한 사업은 아니다”며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가 원전인 만큼 APR1400뿐 아니라 EPC와 핵심 기자재 등에서 충분한 사업 몫을 확보한다면 투자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미국 시장을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