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는 지난해 11월 MOU 협상 당시 미국 대통령의 사업 선정 사실을 한국이 통보받은 날로부터 45영업일 안(within 45 days)에 투자금을 납입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모두 45영업일 이내로 이해하고 협상했다”며 “실제 집행도 그에 맞춰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OU 영문본은 납입일을 선정 통보 후 ‘45영업일보다 짧지 않은 날짜(on such date that is no less than forty-five Business Days after)’로 규정한다. 문언상 최소 45영업일이 지나야 자금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산업통상부가 공개한 국문본에도 “최소 45영업일이 경과하는 날짜”라고 적혀 있다. 정부 설명자료 역시 “미국의 투자처 선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최소 45영업일이 경과한 날 납입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설명과 실제 협상 당사자들의 이해가 달랐던 것이다.
정부는 일본의 대미투자 MOU를 준용하면서 해당 문구가 그대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MOU에도 선정 통보 후 ‘45영업일보다 짧지 않은 날짜’에 자금을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미일 협상 당사자들도 이를 45영업일 이내로 이해하고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일 MOU에서부터 문서와 협상 당사자들의 이해가 엇갈렸고, 한국이 이를 준용하면서 같은 불일치가 이어진 셈이다.
◇美 “9월 내 송금”…리스크 풀링도 후퇴
그럼에도 정부는 MOU 문구를 근거로 납입을 45영업일 이후로 미루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미가 납입 시점을 45영업일 이내로 이해한 데다 미국의 조기 집행 압박도 거세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17일 국회에 대미투자안을 보고하고 18일 추진계획을 발표한 뒤 29~30일께 22억달러(약 3조원)+α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첫 투자 대상으로는 총사업비 223억달러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가 유력하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요구가 워낙 강해 MOU 문구를 근거로 45영업일 이후 납입을 주장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 손실 위험을 분산하는 안전장치였던 ‘리스크 풀링’도 미국의 요구에 따라 약화됐다. 당초 여러 프로젝트의 손익을 상위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에 모아 한 사업의 손실을 다른 사업의 이익으로 보전하는 구조였지만, 정식 계약서에서는 프로젝트별 수익과 원금 회수 여부를 각각 계산하는 방안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위 투자 SPV라는 우산은 남지만 프로젝트 간 손익을 상계하는 ‘보험 기능’은 빠지는 셈이다.
정부는 현재 MOU를 토대로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나머지 안전장치는 최대한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MOU상 제15항의 수익 배분 비율은 유지된다. 원금과 약정이자에 해당하는 간주배분액이 모두 지급될 때까지 한미가 각각 50%씩 나누고 이후에는 미국 90%, 한국 10%로 배분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압박이 예상보다 거센 상황이다”며 “최대한 MOU에 담긴 안전판을 토대로 작성하는 정식 계약서에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