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6.9.10 © 뉴스1 신웅수 기자
한성숙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처음 나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는 적극적으로 맞받아치면서도 정부 측 잘못에는 사과하는 등 사안에 따라 '강온'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장관 후보자 인사 논란과 부동산·외교안보 정책 등 정부의 판단이 걸린 현안에는 물러서지 않고 입장을 설명한 반면, 총리실 직원 논란에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국민에게 유감을 표하는 등 첫 데뷔 무대에서 차분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총리는 지난 9일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사흘간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과 여러 차례 공방을 벌였다.
첫날부터 분위기는 팽팽했다. 한 총리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승원 법무부·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선과 개헌 등을 놓고 맞섰다.
나 의원이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문제 삼자 한 총리는 두 후보자에 대해 "유능하신 분들이라 생각해서 제청드렸다"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한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공방에서는 역으로 야당에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정부 대책이 '사회주의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한 총리는 국민 의견을 듣고 필요한 부분은 수정하겠다면서도 "지금까지 우리나라 부동산이나 주택 상황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7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경제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9.11 © 뉴스1 신웅수 기자
정부 정책을 둘러싼 공세에는 적극적으로 반박하되, 정부가 받아들여야 할 지적에는 자세를 낮추는 모습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국정 수행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국민께서 주시는 목소리를 정말 엄중하게 듣고 있다"며 "어떤 부분을 잘하고 못하고 있는지 제대로 보고, 바꿔야 할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답변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자 바로 정정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목표 1번'을 묻는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처음에는 "개헌"이라고 답했다가 곧바로 "아, 국정과제.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입니다"라고 바로잡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아픈 마음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 총리의 적극적인 대응이 한층 두드러졌다. 국민의힘은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을 놓고 정부를 집중 추궁했다.
한 총리는 야당의 공세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대목에서는 즉각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과는 '군 복무'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강 의원이 여권 인사들을 겨냥해 "군대도 안 갔다 오고 군대를 모르니까 국방에 대해 무지하다. 무식한 소치"라고 비판하자 본회의장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박수와 고성이 엇갈렸다.
한 총리는 곧바로 "군대를 안 갔다 왔다고 해서 애국심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저를 봐도 마찬가지"라고 맞받았다. 강 의원이 "갔다 오시라, 그러면"이라고 응수했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6차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외교·통일·안보)에 답하고 있다. 2026.9.10 © 뉴스1 황기선 기자
반대로 총리실 직원의 야당 의원 기자회견 참석을 둘러싼 '사찰 논란'과 관련해선 대응 방식이 달랐다.
한동훈 의원은 총리실 직원이 자신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하면서 소속을 묻자 '일반인'이라고 답한 일을 공개하며 "총리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사찰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 총리는 처음부터 '사찰'이라는 규정에는 선을 그었다. 자신이 지시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면서 "사찰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직원의 처신 자체는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11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한발 더 나아갔다. 한 총리는 "공직자로서 야당 국회의원 기자회견 자리에서 신분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질문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일반인이라고 답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서도 한동훈 의원과 국민 여러분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국민 여러분께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1차장이 한 의원실을 찾아 사과하고 있다는 사실도 직접 공개했다.
여권 관계자는 "첫 대정부질문이고 중간에 예기치 못한 논란도 있었는데 기세에 밀리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잘 대응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immu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