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9.11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 차에 국정 최대 암초를 만났다. 개각과 호르무즈 해협 기여 문제를 놓고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면서다. 두 현안 모두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고심을 거듭하는 사이 국정 지지율은 30%대까지 내려앉았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강점인 소통 능력을 앞세워 대국민 간담회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용혜인 딜레마 빠진 靑…기습 회견 이후 기류 변화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2030세대 민심을 겨냥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과 장관 겸직 입장을 밝히고, 배우자를 당직자로 고용하는 가족 정당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국정 리스크'로 바뀐 상태다.
청와대 기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논란 초기만 하더라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소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었으나 용 후보자가 10일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 없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난 이후에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귀 기울이고 있다"고 고심을 드러냈다.
실제 용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장관 적합성 인식은 청와대가 지명 철회를 결정한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보다도 부정적이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용 후보자가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적합하다'는 응답은 13%,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61%로 나타났다. 이 전 후보자는 각각 16%, 47%였다.
만약 이 대통령이 청문회 전 지명을 철회할 경우 인사 검증 실패를 자인하는 모양새가 되고 야권에 새로운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 반대로 청문회까지 지명을 고수할 경우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국정 동력의 추가 소진이 불가피하다. 철회와 고수 어느 쪽을 택하든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놓인 셈이다.
이날 예정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용 후보자에 대한 당내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도 지난 11일부터 "용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겠다"며 당 안팎의 의견 수렴에 나선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2026.9.11 © 뉴스1 허경 기자
대미 관계·국내 여론 사이…호르무즈 파병 '고심'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둘러싼 이 대통령의 고민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그간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관련 보도에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해 왔으나, 지난 4일 군사적 지원을 포함해 전투·비전투·수색 등의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우선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파병 요청을 외면하기도 어렵다는 분위기다. 수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와 반도체 등 관세 협상은 물론 북미 대화까지 주요 현안이 미국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선 한국이 군사적으로 관여해야 할 명분과 실익을 국민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데다 이란과의 관계 악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를 위해선 응해야 하지만 국내 여론을 결정하면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진퇴양난인 셈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결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5%로 '해야 한다'는 응답(32%)보다 23%포인트(p) 높았다. 파병이 사실상 '참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국민 소통으로 돌파구…지지율 반등 모색
청와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각종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형식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중앙아 정상회의 일정을 고려할 때 오는 17~18일께 기자간담회 형태가 유력하다.
대국민 소통 구상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현안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용 후보자와 파병 이외에도 특검의 공소취소권과 연임 개헌 논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직접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태다.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킬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2%p 하락한 38%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저치다.
심지어 직전 조사와 달리 전통적 지지층으로 꼽히는 40·50대에서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이에 따라 40·50대를 포함한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로 전주(40%)보다 2%포인트(p) 하락했다. 한국갤럽은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8%로 떨어지며 취임 후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고 밝혔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ukge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