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9.11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여권 내 강경파를 겨냥했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정부 정책 기조를 두고 '개혁 후퇴'라는 비판이 나오자 대통령이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다.
13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12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박태훈 청년오늘연구소장의 글을 인용하며 "저는 개혁의 목표와 가치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모두 임기 말에 더 높은 평가를 받아온 정치인이라며 최근 지지율 하락만으로 기대를 거두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혁명의 열정과 속도를 절제하지 못한 과잉과 과속으로 반혁명의 불행을 초래한 안타까운 역사는 얼마든지 있다"라며 "개혁은 최대한의 공감 아래 섬세하고 절차적이어야 하며,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해 실효적인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일부의 순수한 열망을 이용해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는 과격한 선동으로 저항과 역결집을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반동을 초래하는 것도 필히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급진적인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여권 내 강경파를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들이 연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와 공소청 직제안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파 중 한명인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한동훈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된다면 그것이 민주화인가"라고 비판하는 한편 이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은 이들(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공소청 직제개편안에 대해 "공소청의 수사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지 않아 '여차하면 언제든지 검사 수사권이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고 했다. 친청계(親 정청래) 의원들도 이같은 비판에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권한이 없을 때는 책임도 없고, 무책임한 주장도 폐해가 크지 않지만 권한을 가졌으면 상응하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 "부정하고 무능해도 가깝다는 이유로 기용하자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자 대표자가 아닌 정복자가 취할 태도"라며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한 비판도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후 당내 비판을 고려한 듯 공소청 직제안과 검사정원법에 대한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다만 지속되는 강경파들의 급진적 주장에 제동을 건 것은 이들의 행동이 국정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도 프랑스의 대혁명 이후 벌어진 '반동의 시기'를 언급 "역결집, 중도의 이탈 등을 통해서 사실은 반혁명으로 다시 어두운 시기를 맞았다. 에너지가 넘칠 때는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중도층은 물론 진보층까지 이탈하면서 국정 지지율이 하락을 지속하자 점진적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동시에 개혁 의지도 재확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hanantwa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