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ADB 금융 지렛대로 중앙亞 공략…韓기업 원전·광물 진출길 연다(종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4일, PM 03:26

[이데일리 김상윤·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원전과 핵심광물·디지털 인프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한국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지원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한국의 원전·인공지능(AI)·광물 가공 기술과 ADB의 개발 전문성 및 금융수단을 결합해 중앙아시아의 산업 프로젝트를 발굴하자는 구상이다.

이날 별도로 열린 한·중앙아시아 5개국(C5+1) 산업장관회의에서는 핵심광물과 산업 인프라 분야의 협력 수요가 확인됐다. 이들 사업에 ADB 금융을 연계하는 방안이 구체화하면 한국 기업의 투자 위험을 낮추고 중국에 편중된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 아시아개발은행 총재 접견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간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접견하고 있다. 2026.9.14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대통령, 아시아개발은행 총재 접견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간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접견하고 있다. 2026.9.14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차관받던 韓, ADB 8대 주주로…원전·광물 협력 확대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칸다 마사토 ADB 총재를 접견하고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과 한·ADB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AI 역량과 ADB의 개발 전문성을 결합하고 핵심광물과 에너지 인프라, 원전 등 미래 전략 분야에서도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며 “오늘 논의한 과제들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과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접견은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한과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ADB는 한국의 경제발전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온 오랜 파트너에서 이제는 아시아·태평양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가는 중요한 동반자로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1966년 ADB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해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후 차입국에서 주요 출자국이자 공여국으로 전환해 현재 지분 5.026%, 투표권 4.315%를 보유한 8대 주주로 올라섰다.

중앙아시아는 핵심광물과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만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자금과 인프라가 부족하고 정치·환율·정책 변경 위험도 크다. ADB의 장기대출과 보증이 결합하면 자금조달 비용과 국가 위험을 낮추고 다른 공공·민간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

실제 ADB는 기후변화와 빈곤 감축, 민간자본 유치라는 기존 전략을 토대로 칸다 총재 취임 이후 원전·핵심광물과 광역 전력·디지털망으로 투자 대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ADB는 지난해 에너지 정책을 개정해 원전을 화석연료를 대체할 기저전원으로 인정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원전의 안전한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ADB의 금융지원이 향후 타당성 조사와 안전 규제체계, 송배전망 구축 등으로 구체화하면 한국 기업이 설계·조달·시공뿐 아니라 정비와 운영까지 묶어 진출할 여지가 생긴다.

이날 양측은 아세안 파워그리드 등 역내 에너지 인프라와 원전 금융지원 정책에 한국의 기술과 경험이 활용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ADB는 지난 5월 자체 금융과 민간·협조융자를 결합해 2035년까지 아태지역에서 총 700억달러 규모의 전력망·디지털 인프라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C5+1서 사업 수요 확인…ADB 금융 연계가 관건

산업통상부는 이날 중앙아시아 5개국 산업 담당 장관들과 첫 C5+1 산업장관회의를 열고 산업·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아시아의 리튬·희토류 등 광물 자원과 한국의 가공·소재 기술을 결합한 전 주기 공급망 구축, 복합산업단지와 스마트 인프라·플랜트 현대화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C5+1 산업장관회의가 각국의 사업 수요를 확인하고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창구라면 ADB는 이들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 파트너다. 양측의 협력이 구체화하면 광산·가공시설·산업단지·전력망 등에 ADB의 장기대출과 보증을 결합해 민간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ADB도 광산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정·제련과 가공, 제조업을 연결하는 ‘핵심광물에서 제조업까지’ 금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중앙아시아 광산 개발과 현지 가공시설에 참여하고 생산물 일부를 장기 구매하는 구조가 마련되면 중국에 편중된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

다만 ADB 금융이 한국 기업의 수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ADB 사업은 국제경쟁입찰을 적용하는 만큼 국책금융과 가격 경쟁력, 기존 현지 인프라를 앞세운 중국 기업과의 사업권·가격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국이 사업 발굴과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원전·광물 가공·전력망 등 비교우위 기술을 사업 구조에 반영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중앙아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이점으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지역”이라며 한국의 산업 역량과 ADB의 사업 경험 및 금융수단을 결합하자고 제안했다. 칸다 총재도 핵심광물 공급망은 ADB의 역점 지원 분야라며 한국과의 협력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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