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9.15 © 뉴스1 유승관 기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5일 '비거주 1주택'과 미래대응기금 등을 둘러싼 검증 끝에 약 12시간 만에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비거주 1주택'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완곡한 아쉬움이 나왔다.
반도체 경기 활황에 따른 164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놓고는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내 마음대로 기금'이라고 비판하자 민주당은 '재정안정화 장치'라고 엄호했다.
野, '비거주 1주택'에 "사다리 걷어차기"…與 "민망한 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비거주 1주택'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2009년 경기 과천의 한 아파트를 4억 2000만 원에 매입해 17년째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거주한 기간은 4개월 정도다. 해당 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돼 철거 중이며, 동일 평형 입주권 기준으로 시세는 약 23억 원이다.
야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후보자도 전세 살다가 돈 좀 모아서 집 살 때 갭투자 해서 지금 집을 사게 된 것"이라며 "그런데 후보자 자녀들은 과천에 지금 똑같은 집을 살 수 있나? 거기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서 갭투자도 안 되고 대출도 4억 원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는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자녀들을 포함해 젊은 세대들은 절대 집을 살 수가 없다"며 "이게 사다리 걷어차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영 의원은 "집은 사는 게(Buy)가 아니라 사는 곳(Live)이어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본인은 왜 그렇게 살지 않았느냐"라며 "후보자가 사정을 이야기하지만 국민들 모두가 다 사정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의원은 "2009년 2월 4억 2000만 원에 과천 아파트를 샀는데 지금 시세가 한 20억 원 정도로 16억 원 정도의 시세 차익이 있다"며 "이재명 정부 기준에 의하면 후보자는 아주 전형적인 투기 세력"이라고 말했다.
과천 아파트에 실거주한 기간이 2개월씩 두 차례 총 4개월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주민등록상 전입신고를 근거로 4개월을 거주했다고 밝혔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9.15 © 뉴스1 유승관 기자
민주당에서는 아쉬움이 나왔다. 문진석 의원은 "갭투자라고 보기에는 좀 애매하다"면서도 "살지 않았던 건 그래도 국민들한테 좀 민망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제 비거주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저는 평생 1주택자로서 장기간 보유하고 있었고 계속 살고 싶었지만 여건이 어려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가족의 주식 투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지난 6~8개월 동안 후보자의 가족분들이 3억 5000만 원 정도를 버셨다"며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그리고 목표 비중 상향과 관련해서 차관 시절에 기금운용 회의에 열 번 중 딱 한 번 참석했는데 이후에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투자는 개별 주식 종목이 기본적으로 아니었다"라며 "정말 양심껏 말씀드리지만 기금위에서 했던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이 후보자가 차관 시절 참석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올린 것을 두고 "6월 3일 지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혹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굉장히 위험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매년 5월 하순에 그다음 5년간의 자산배분계획을 결정한다"며 "특별하게 어떤 날짜와 연관되는 그런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반박했다.
野 "내 맘대로 기금" 與 "그렇게 얘기해선 안돼"…17일 채택 논의
미래대응기금을 두고는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이 기금은 '내 맘대로 기금'"이라며 "기금의 집행과 심의를 기획예산처 장관이 하는데, 자기가 집행하고 자기가 심사한다. 견제 장치가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쓰기 좋은 돈을 만들어 자기들 주머니 쌈짓돈 쓰듯이 쓴다면 앞으로 어떤 부작용이 있겠느냐"라며 "기금 운용에 대한 통제와 견제 장치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이 기금은 재정안정화 장치"라며 "국회에서 얼마나 역할을 하고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지는 별개로 계속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다른 일반회계라든지 다른 기금으로 쓸 수 있는 사업까지 다 집어넣어서 그냥 막 푼돈 빼앗아 쓰듯이 하면 안 된다"며 "돈을 제대로 어디에 쓸 것인지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결국은 적립하는 돈이 국가부채를 낸 돈에서 들어가는 것"이라며 "제가 미래대응기금이 미래 약탈기금이라고 이름 부르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미래 약탈기금이니 이런 얘기들 하는데 지난 정부 (때를) 한번 좀 복기했으면 좋겠다"며 "경제학의 기역도 모르시는 분들이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6.9.15 © 뉴스1 유승관 기자
청문회 막바지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 후보자에게 경제수장으로서 소신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박수영 의원은 "아닌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어야 된다"며 "경제 전문가로서 하실 말씀 분명히 하셔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제2의 강만수가 안 되고 제2의 구윤철이 안 되고 제2의 최상목이 안 될 것"이라며 "임명되시면 잘 수행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경제부총리라는 막중한 직책은 한국 경제의 마지막 안전판이고 그리고 최종 책임자"라며 "그 원칙대로 그리고 자기 소신을 가지고 한국 경제를 관장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엄중한 현재 경제 상황에서 재정경제부의 역할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며 "위원님들께서 오늘 주신 소중한 말씀들을 항상 유념하고 국회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경청하면서 맡겨진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경위는 오는 17일 오전 9시 30분 전체회의를 열어 교섭단체 간 협의에 따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