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유망구조서 탐사 작업 준비하는 웨스트 카펠라호. (사진=연합뉴스)
감사 결과, 한국석유공사는 2023년 10월 유망성평가를 통해 동해 심해에서 7개 유망구조와 최대 140억 배럴의 탐사자원량, 20% 내외의 탐사성공률을 도출해 산업부에 보고했다. 이후 산업부는 같은 해 11월 대통령실에 35억~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부존 여부는 알 수 없어 추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2024년 5월 대통령실 대면보고 때도 산업부는 탐사 성공 가능성이 20% 이내로 상당히 불확실하다며 대외 홍보 자제를 건의했다.
하지만 같은 달 31일 대통령실 내부보고 과정에서 안덕근 당시 산업부 장관의 대통령 직접 보고와 대국민 발표 방침이 결정됐다. 특히 6월 2일 안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에서 당시 정책실장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대국민 발표를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인 3일 국정브리핑을 열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당시 발표된 최대 140억 배럴이 7개 유망구조의 탐사자원량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실제 발표 당일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2월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되자 가스공사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다.
시추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크게 앞당겨졌다. 산업부가 2024년 5월 대통령실에 보고한 계획은 그해 말 대왕고래 1차공을 시추한 뒤 2029년까지 4개 공을 추가로 뚫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같은 해 9월 추가 시추 일정을 윤 대통령 임기인 2027년 5월 안으로 앞당기라고 요구했다.
안덕근 장관이 시추 완료 시점을 2028년 1분기로 단축한 계획을 보고하며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윤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일정을 다시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안 장관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2026년까지 4개 공을 추가 시추하는 계획을 다시 보고했다. 감사원은 다만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 등에 관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대통령실과 산업부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
석유공사가 시추 전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용역업체가 추정한 7개 유망구조의 탐사자원량 중간값은 74억2000만 배럴로, 17년간 동해 가스전 생산량의 165배에 달했다. 일부 유망구조는 과거 다른 평가 결과보다 자원량이 39.2배 많게 산정됐지만 석유공사는 탐사자원량과 성공확률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용역이 끝나기도 전 시추계획을 수립했다.
실제 대왕고래 시추 결과 가스포화도는 당초 예상했던 50~70%에 크게 못 미치는 6.3%에 그쳤고, 확인된 가스도 석유·천연가스 가능성이 큰 열적기원 가스가 아닌 생물분해 바이오가스로 나타났다.
유망성평가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는 국가계약법 위반도 확인됐다. 관련 용역 수행 경험이 있는 업체가 17곳에 달했는데도 석유공사는 별도의 시장조사 없이 일부 업체만 선정해 지명경쟁입찰을 실시했고, 평가기준도 입찰 참여업체에 공개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고 향후 외부 전문기관의 기술성 평가 등 충분한 검증을 거친 뒤 시추하도록 개선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정책 결정의 당부(當否)‘가 아니라 객관적인 경위·사실관계의 확인 및 용역업체 선정 등 사업 집행과정의 적정성에 중점을 두고 감사를 실시했다”며 “국가계약법을 위반해 지명경쟁입찰 및 기술평가 부당 실시하고 용역결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조급한 시추 추진 등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