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교섭단체 20→15석 제안…조국혁신당·국민의힘은 왜 난색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6일, PM 07:07

[이데일리 노희준 공지유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운영과 상임위원회 배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교섭단체’ 의석수 기준을 15석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주요 협의 대상은 대체로 부정적인 분위기다. 우선적인 통합이나 연대 대상으로 지목되는 조국혁신당은 기준을 10석으로 낮춰야 한다며 반발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정작 필요한 것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교섭단체 20→15석 제안…조국혁신당·국민의힘은 왜 난색
김 대표는 16일 오전 당 공식 유튜브 ‘민주당TV’에 출연해 “교섭단체 요건 완화, 합리적 선거제, 결선 투표, 경쟁력 단일화 등 네 가지를 (진보 세력 연대) 방안으로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섭단체 완화의 경우 정수 조정을 20명에서 15명으로 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후보자 문제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취약한 진보세력의 현실을 보게 됐다. 이같은 논의를 본격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섭단체는 국회 운영에서 정당을 대표해 주도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의원 집단을 말한다. 현재 국회법은 20명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이 하나의 교섭단체를 이룬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아니하는 20명 이상의 의원들도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교섭단체가 중요한 것은 국회 의사일정·본회의 운영 등이 교섭단체 간 협의를 통해 이뤄지는 데다 상임위원 배정에서도 교섭단체별 의원 수 비율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교섭단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2곳뿐이다. 조국혁신당(12석), 진보당(4석), 개혁신당(3석), 기본소득당(1석), 사회민주당(1석), 무소속(8석)은 모두 비교섭단체다. 교섭단체 구성 의원 수를 15명으로 낮추면 조국혁신당은 3석 정도를 추가하거나 다른 소수정당과 연합해 교섭단체를 이룰 수 있다. 이 때문에 교섭단체 기준 완화는 표면적으로는 소수정당의 원내 협상권 강화와 소수정당과의 연대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 구상으로 볼 수 있다.

조국혁신당은 하지만 김 대표 구상에 반발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 원내교섭단체 ‘20석 기준’은 1973년 박정희 독재정권이 야당을 옥죄기 위해 도입한 유신의 잔재”라며 “이 기준을 10석으로 낮추는 것은 비교섭단체에 대한 거대 정당의 ‘시혜’나 ‘은전’(恩典)이 아니라, 왜곡된 의회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정상화’”라고 썼다. 이어 “그럼에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숫자를 제시하면서 이를 ‘결단’이나 ‘양보’로 포장하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몰이해”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민석 대표가)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등 ‘사탕 꾸러미’를 들고 나왔다. 어차피 ‘생색용’이니 대충 하는 척 하다 말겠지만...”이라며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가 급한 게 아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다. 이번 용혜인 사태로 위성정당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총 300석을 정당 득표율만큼을 계산해서 이 중 지역구 당선을 통해 획득한 의석수를 뺀 나머지의 절반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장하는 제도다. 용 의원은 이 제도를 활용해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소속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 구상이 조국혁신당 달래기인 동시에 소수정당과의 연대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놓치 않겠다는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근 날선 비판을 쏟아낸 조국 원장을 달래는 동시에 복잡한 진보 진영의 역학 구조를 먼저 단순화하라는 메시지도 있다고 본다”면서 “조국혁신당이 원하는 10석으로 기준을 바로 완화하지 않은 것은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군소 정당의 입장을 살리겠다는 명분을 취하면서도 조국혁신당에 실제 힘은 실어주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라며 “교섭단체간 합당과 교섭단체가 아닌 정당과 교섭단체 정당간 통합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합추진단 박범계 위원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당대표가 논의의 장을 열었기 때문에 논의의 장이 더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4선 중진 박범계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통합추진단을 만들며 혁신당 분과를 별도로 둬 양당의 연대·통합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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