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트럭에 대충 '뱃노래'...여수 '잼버리 악몽' 현실로 (영상)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6일, PM 10:57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약 7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도 시작 전부터 부실한 준비로 우려를 낳았던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끝내 엉성한 공연 콘텐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 선보인 ‘거문도 뱃노래’ 공연이다. 트럭에 천만 허술하게 둘러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 선보인 ‘거문도 뱃노래’ 공연이다. 트럭에 천만 허술하게 둘러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날 박람회 공연장에서 진행된 ‘거문도 뱃노래’ 공연 영상이 확산했다.

섬박람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공연은 여수 지역 문화예술공연단이 여수의 무형 문화재인 거문도 뱃노래를 재현한 것으로 보인다. 거문도 뱃노래는 전남광주 거문도의 어민들이 고기를 잡으며 부르는 노동요다.

박람회 측은 이를 1t 트럭에 천을 두르고 돛을 달아 배의 형상을 만들었다. 그마저도 천을 제대로 두르지 않아 트럭 차체와 바퀴가 훤히 드러날 지경이다. 공연자들은 트럭 적재함 부분에 올라타 노를 저으며 전통 노동요인 뱃노래를 재현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700억 원대 예산은 어디에 쓰인 것이냐” “최소한의 성의도 없어 보인다” “트럭이라도 보이지 않게 만들 수는 없었나” “제2의 잼버리 사태를 보는 것 같다” 등 부정적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국제행사임에도 준비와 운영 미숙으로 논란을 빚었던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떠올린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섬박람회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졸속 대회’라는 질타를 받았다. 충주시 홍보 담당 주무관이었던 ‘충주맨’ 김선태 씨가 박람회 개막을 5개월 앞둔 지난 4월 박람회를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에 영상을 게시한 게 불씨가 됐다. 김씨가 박람회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 준비 상황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부실한 대응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행사 예정지인 금죽도에는 선착장이 없어 돌을 밟고 섬에 올라가야 했고, 실제 관계자가 바닷물에 발이 빠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변에는 폐어구 등 쓰레기가 방치된 모습도 그대로 노출됐다. 김씨마저 허허벌판인 현장을 둘러보다 “여길 왜 데려온 거냐”고 물었을 정도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 선보인 ‘거문도 뱃노래’ 공연이다. 트럭에 천만 허술하게 둘러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영=사회관계망서비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 선보인 ‘거문도 뱃노래’ 공연이다. 트럭에 천만 허술하게 둘러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영=사회관계망서비스)
이번 박람회에 직접 들어간 사업비는 713억 원이며 도로 정비 같은 연계사업까지 더하면 1800억 원대로 집계됐다.

여수시는 그동안 박람회 준비를 위한 해외 선진 사례 조사 등을 목적으로 여러 차례 국외 출장과 연수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섬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은 유럽 내륙국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내용 등이 담긴 국외출장보고서가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외유성 출장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개막 이후에도 콘텐츠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준비 부족 논란이 다시 소환되는 모습이다.

섬박람회 조직위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 사회에서 비슷한 방식의 연출과 공연이 많이 있어와서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는 못했다”며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는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선 제안은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하되, 일부 왜곡이나 폄훼 시도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개막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오는 11월 4일까지 여수 돌산읍 진모지구와 개도·금오도, 세계박람회장 등 여수 일대에서 진행된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