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핵보유국 지위 절대적"… '북미대화 문턱' 제시(종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7일, AM 11:03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담화문을 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의 북한 비핵화 촉구에 “핵보유국 지위는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 불가 입장을 제시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최근 제70차 IAEA 총회에 대해 “귀에 익은 잡소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IAEA 총회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촉구한 바 있다.

김 부장은 “매해 이맘때면 자동응답기에서 밤낮 울려 나오는 소리처럼 늘 듣게 되는 전혀 놀랍지 않으며 새로운 것도 아닌 잡음일 뿐”이라며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변화시켜보려고 모여앉아 떠들고 있는 인간들은 그것이 얼마나 한심하기 짝이 없는 망상이며 부질없는 헛고생인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와 서방이 주기적으로 회의판을 벌려놓고 고정각본에 따라 아무리 비핵화를 열창해도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려는 우리의 의지와 실행능력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국 지위는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라며 “적대세력들이 아무리 수사적으로 부정한다고 해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 지위가 물리적으로나 법적으로 영구고착된 현실은 추호도 변경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개막한 IAEA 총회에서 한국과 유럽 국가들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국제 비확산 체제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에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고 완전한 비핵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IAEA는 또한 총회에 앞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능력 확대와 원자로 가동정황을 담은 연례 보고서를 공개했다.

물론, 북한은 IAEA 총회의 비핵화 논의에 대해 매년 반발해 왔다. 다만 과거엔 외무성 대변인 또는 원자력기구 대변인 담화로 대응했을 뿐, 김 부장이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대화 가능성 언급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지만, ‘핵 보유 인정’이라는 대화 조건을 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국면이다.

북한은 전날에도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한미 국방당국의 대량살상무기대응위원회(CWMDC) 회의를 비난했다. 대변인은 “우리 국가를 겨냥한 적들의 이같은 대량살륙무기공격과 사용위협은 국가핵무력정책법령의 해당 조항의 발동을 요구하는 중대안보도전으로 간주될수 있다”며 “해당 조항의 발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해석하고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일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한미간 CWMDC는 2017년부터 진행됐지만 북한이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과거엔 IAEA를 비난 할 때 ‘미국의 하수인’이나 ‘나팔수’로 비하했는데 이번 김여정 담화는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있다”며 “북미 대화를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 선결조건임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 담화는 단순한 반발을 넘어 IAEA를 상대로 한 기싸움에서 주도권을 잡고, 핵보유국 정체성을 대외적으로 고착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북한의 핵 보유는 정치적·법적·물리적으로 이미 불가역적인 단계에 도달했으므로, 국제사회는 비핵화라는 미련을 버리고 ‘핵보유국 북한’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일 최성남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함께 새로 가동한 핵물질 생산공장에서 원심분리기 사이로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일 최성남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함께 새로 가동한 핵물질 생산공장에서 원심분리기 사이로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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