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놀이·게장' 이어 "유령과 바오밥?" 여수, 충격의 3연타 (영상)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8일, PM 10:28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약 7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부실한 콘텐츠와 축제 음식 바가지 등으로 초반부터 연일 잡음이 일고 있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이번엔 공식 홍보 영상의 수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수시가 공식 SNS에 올린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 영상이 조악한 수준으로 비난받고 있다. (사진=여수시 SNS 캡처)
여수시가 공식 SNS에 올린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 영상이 조악한 수준으로 비난받고 있다. (사진=여수시 SNS 캡처)
18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유령들이 섬박람회에 놀러왔다”며 “여수세계섬박람회 바오밥나무를 찾으러 가보자”라는 숏폼 형식의 홍보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 천을 뒤집어쓰고 마치 유령을 흉내 낸 듯한 인물 5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바오밥나무를 찾으러 가보자”며 관람회 곳곳을 우르르 돌아다니는 콘셉트를 취했다. 그러면서 ‘주제섬’ ‘보물섬’ ‘마켓섬’ ‘섬테마존’ 등을 돌아다니며 먹거리와 볼거리를 소개한 뒤 바오밥나무 앞에 어린왕자 캐릭터와 유령이 함께 등장해 야외 노을을 감상하며 끝을 맺는다.

영상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는 박람회 야외전시공간 내 ‘세계·한국의 섬 테마존’에서 볼 수 있다. 소설 ‘어린왕자’의 B612 행성을 모티브로 한 공간으로, 박람회의 이색적인 볼거리를 알리기 위한 취지의 영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배경 설명 없이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B급 예능식 연출과 허술한 유령 분장에 누리꾼의 냉소가 쏟아졌다. 시가 영상을 올리며 단순히 “바오밥 나무 구경하고 노을까지 야무지게 챙기는 유령들 따라 섬박람회 보러 오세요”라는 문구만 썼기 때문에 섬박람회와 바오밥나무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어 “무슨 의도로 올린 영상이냐”는 비난이 이어졌다.

여수시가 공식 SNS에 올린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 영상이 조악한 수준으로 비난받고 있다. (사진=여수시 SNS 캡처)
여수시가 공식 SNS에 올린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 영상이 조악한 수준으로 비난받고 있다. (사진=여수시 SNS 캡처)
특히 핸드폰으로 급하게 촬영한 듯한 저화질 영상에 맥락 없는 연출이 이어지자 “700억 원은 도대체 어디에 갖다 쓴 것”이냐는 비판이 다시금 터져 나왔다. 출연진들은 마이크를 착용하지 않아 음향이 들쑥날쑥했고 편집상태는 조잡했다.

심지어 영상에 유령 분장으로 등장한 이들이 여수시 산하 공무원임이 밝혀지자 “솔직히 당신들도 하고 싶어서 한 것 아니겠지만 부끄러우니까 천 쪼가리 뒤집어쓰고 나온 거 아니냐”는 댓글에 많은 공감이 쏟아졌다.

또 “충주맨 이후 지자체 홍보 영상 포맷이 다양화되고 대중친화적이 된 건 좋지만 그렇다고 이런 수준을 공식 영상으로 내놓으라는 뜻은 아니다”라는 댓글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앞서 여수세계섬박람회는 행사장 내 먹거리와 공연을 둘러싸고도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행사장 식당에서 판매하는 1만 4900원 짜리 간장게장 백반의 구성이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단출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 여수의 무형 문화재인 거문도 뱃노래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1t 트럭에 천을 두르고 돛을 달아 배의 형상을 만들었는데 그마저도 천을 제대로 두르지 않아 트럭 차체와 바퀴가 훤히 드러나 전국적인 조롱을 받았다.

이밖에 섬박람회 SNS계정 운영진의 댓글도 ‘기싸움’이라는 인식이 번졌다. 섬박람회에 대한 부정적 댓글에 대해 운영진이 대답하는 과정을 두고 일각에서 “마치 국민들과 기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고 느낀 것이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영상에 흰 천을 뒤집어쓴 인물들이 유령을 연기하고 있다. (영상=여수시 SNS)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영상에 흰 천을 뒤집어쓴 인물들이 유령을 연기하고 있다. (영상=여수시 SNS)
논란이 이어지자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설명 자료를 내고 “일반 간장게장은 돌게를 사용하지만 해당 메뉴는 원재료 가격이 높은 연평도산 꽃게를 사용한다”며 “서울 매장과 게장 양은 동일하지만 가격은 3000원 낮게 책정해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반찬의 종류를 늘리고 식당 이용객 만족도 조사를 통해 미흡한 점을 계속 보완하겠다”고 했다.

‘거문도 뱃노래’에 대해서는 “섬 지역 전통문화를 관람객에게 소개하기 위해 지자체 사업으로 진행됐다”며 “조직위가 직접 기획한 사업이 아닌 연계사업이라 하더라도 관람객의 기대 수준에 맞춰 공연 연출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개막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오는 11월 4일까지 여수 돌산읍 진모지구와 개도·금오도, 세계박람회장 등 여수 일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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