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9 © 뉴스1 김진환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9일 "깊은 고민 끝에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자진 사퇴'했다. 지명 직후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과 음주운전 전과 논란, 가족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협동조합 특혜 논란 등이 잇따르며 야권의 사퇴 요구를 받아온 지 20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님께 누가 되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에서 '현역 의원' 장관 후보자 낙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세 번째 사례가 나오게 됐다.현역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고 낙마한 사례는 지난 2000년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후 강선우 후보자가 처음이었다.
"정부에 작은 부담 더해선 안 돼"…李대통령 기자회견 보고 결심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로 지명해 주신 이재명 대통령께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법무부 장관이 돼 민주주의를 지키고 특권 없는 공정한 법 집행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뒷받침하고 싶었다"며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도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의 탄생을 위해 앞장섰고 그 성공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지만, 어제 대통령님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으로,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작은 부담이 더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으로 소임을 다하려던 걸음을 여기서 멈춘다"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특히 이번 일로 상처받았을 장애인과 가족들, 돌봄 현장에서 헌신해 온 분들과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6.9.19 © 뉴스1 김진환 기자
"한동훈 수사기밀 불법유출 짜깁기 사태 전모 끝까지 밝힐 것"
그는 향후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지금 후보직을 내려놓아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특히 "윤석열, 한동훈 정치검찰의 표적수사와 한동훈의 수사기밀 불법 유출 짜깁기 사태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 일이야말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국민께 입증한 사례라 생각한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로 발달장애인과 가족분들, 헌신하는 종사자분들이 받은 상처를 꼭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위해 일하며 국민주권정부의 일원으로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 후 사퇴를 결정한 것인가', '당 지도부와 논의된 것인가', '의혹은 여전히 부인하는 것인가' 등 쏟아지는 질문에 "입장문 발표로 (답을) 갈음하겠다"고 했다.
다만, '사퇴 결심 전 청와대와 사전 교류가 있었느냐'는 질문엔 "대통령님께 누가 되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답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6.9.19 © 뉴스1 김진환 기자
'신약 청탁 의혹' 결정적…李 지지율 하락세에 임명 '부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이던 김승원 의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지명 직후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과 과거 변호사 시절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고, 가족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협동조합 특혜 의혹, 공소취소 모임 대표 논란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민주당은 "볼 수록 잘 된 인사"(김민석 당대표), 청탁 의혹과 관련해 '기소 유예'를 받은 점 등을 내세워 김 후보자를 엄호했고, 김 후보자도 청탁은 '공익적'인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가족과 관련한 협동조합 특혜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야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인사청문회를 강행했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두고 여야 간 '악마', '갱년기' 등 단어를 써가며 거센 공방을 벌였으나, 민주당은 17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보고서 채택으로 초읽기에 들어간 '임명'은 전날(18일)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으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 대통령은김 후보자와 관련해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임명 반대 여론'이 높은 김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입장 표명 이후 하루 만인 이날 '자진 사퇴'했다.
ic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