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9.19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2주 가까이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범여권 강경파를 중심으로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개혁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추가 검증을 이어가고 있지만, 반대파가 요구하는 '지명 철회' 역시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구체적인 비위나 의혹이 제기된 사안이 아닌 데다, 검찰개혁의 적임자를 놓고 벌이는 일종의 '집안싸움'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권 반발을 이유로 지명을 철회할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이 흔들렸다는 부담도 피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패악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 중에 하나가 저"라고 검찰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반발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중수청 출범이 2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추석 전 결단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李대통령 '김지용 카드' 고심 계속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프랑스 순방 중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으나 2주 가까이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하지 않은 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많은 분들이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 말씀들을 흘리지 않고 추가 검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정 시점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기는 아직 어렵다"며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범여권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 출신인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개혁에 반대해 온 인물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추가 검증을 지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과 조국혁신당은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개혁에 반하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2020년에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와 징계 청구를 재고해 달라고 요구한 검찰 고위 간부들의 공동성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오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6.9.14 © 뉴스1 박세연 기자
여권 내부 '집안싸움'에 진퇴양난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이 대통령의 고민은 김승원·용혜인 장관 후보자 때보다 셈법이 복잡하다. '신약 로비 의혹'이나 '의원 겸직 문제'처럼 구체적인 비위나 자격 문제가 제기된 것이 아니라, 김 후보자가 향후 검찰개혁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느냐는 '신뢰'의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 등 야권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며 일종의 '집안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도 이 대통령의 고심을 깊게 하는 요인이다.
또 김 후보자는 지난 1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며 '친윤' 검사 논란을 정면 반박했고, 행정안전부도 지난 17일 제기된 각종 의혹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며 김 후보자에게 힘을 실었다. 뚜렷한 비위나 자격 문제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 내부의 반발만을 이유로 지명을 철회할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이 여권 내부의 반발에 흔들렸다는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반대로 여당 내부의 분열이 이어지며 지지율 하락까지 나타나는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하는 것도 부담이다. 결국 지명을 철회할 만큼 뚜렷한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여권 내부의 반발을 감수하고 임명을 강행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마주한 셈이다.
李 기자회견서 "의심 거둬 달라" 호소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여권 내 반발을 의식한 듯 검찰개혁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패악으로 인해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 중에 하나가 저"라면서 "검찰을 편들어서 뭘 하려고 한다, 개혁에 후퇴한다, 이런 의심은 거둬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불가역적으로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고, 돌아갈 수도 없게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개혁의 후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여권 내부의 단합을 당부하는 메시지도 냈다. 이 대통령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끼리도 어느 길이 빠른지, 어느 길이 안전한지에 대해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경로와 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진심까지 의심하지는 말아 달라는 호소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한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입니다"이라며 "작은 차이가 서로를 밀어낼 이유가 아니라, 더 좋은 해답을 찾아가는 힘이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