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사태'에 강훈식 전격 사의…靑참모진 물갈이 폭 커질 듯

정치

뉴스1,

2026년 September 21일, PM 06:29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 2026.9.21 © 뉴스1 이재명 기자

'청와대 2인자'로 불리던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종합적 책임'을 이유로 들었지만, 특히 김승원·용혜인 장관 후보자의 잇단 자진 사퇴에 따른 '인사 실패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 비서실장의 사의를 수용할 경우 청와대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중 2실장이 동시 공석인 사태를 맞을 전망이다. 이 경우 이 대통령이 단행할 청와대 참모진 개편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 잇단 낙마에 인사 책임론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1시 춘추관 브리핑을 열고 "강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기자회견 당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말씀하신 만큼, 비서실장이 종합적으로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고 사의 배경을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이 취임할 때부터 함께한 첫 비서실장이다. 제20대·21대 대선에서 각각 대선경선기획단장과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이 대통령의 도전을 뒷받침했고, 이후 비서실장에 발탁되며 두터운 신임을 확인했다. 비서실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전략경제협력 특사'를 맡아 중동 위기 당시 원유 확보에 나서는 등 대외 활동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다만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데 이어, 국무위원으로 지명된 용혜인·김승원 의원이 잇따라 자진 사퇴하면서 여권에서도 청와대의 인사 검증 책임론이 불거졌다. 강 비서실장은 장관급 공직자 인사를 총괄하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인사 검증에 대한 책임을 비서실장이 짊어짐으로써 최종 인사권자인 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결단으로 풀이한다. 또 정책실장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교체 수순에 들어가면서, 2기 참모진을 새롭게 구성해 국정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 2026.9.21 © 뉴스1 이재명 기자

靑 2기 참모진 쇄신 주목…'3실장 개편'도 거론
강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의 유엔·멕시코 순방과 정책실장 공석 등을 고려해 최종 수리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당분간 비서실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강 실장을 향해 "오늘 드디어 졸업을 한 번 해보시겠다고 하신 것 같다"며 "아직은 제가 어떻게 할지는 결정 못 하겠는데, 비서실장을 포함해 많은 분이 체력적으로도 어려운 긴 기간 동안 고생들을 많이 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가 강 비서실장의 사의 표명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후임자 물색 등 후속 인선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의를 수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오히려 강 실장의 사의를 계기로 대대적인 인적 개편에 나서, 국정운영 동력 마련을 위한 반전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권에서 나온다.

강 비서실장과 현재 공석인 정책실장을 비롯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까지 3실장 전원을 교체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현재 당면한 대미 투자 협상과 미국·멕시코 순방 등 주요 일정을 고려하면, 참모진 개편은 추석 연휴 이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후임 비서실장엔 친명계 현역들 거명…중량감 있는 원외 인사 발탁 가능성도
강 비서실장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후임 비서실장 인선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자리인 만큼 여권내 친명(친이재명)계 등과 신뢰 관계가 형성돼있는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간 여권 내에선 강 실장이 교체될 경우 후임으로 천준호·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 의원들이 거명돼 왔다.

다만, 이들이 비서실장으로 기용될 경우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현직 의원 차출 카드는 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국정 지지율 하락 등 당면한 난맥상을 타개할 수 있는, 국정 경험을 갖춘 중량급 원외 인사를 발탁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온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기존에 대통령의 보완재 역할을 했던 강 비서실장과 달리 좀 더 폭넓은 경험을 갖춘 카드를 쓸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진영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전통적 지지층에 소구할 수 있는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등 비명(비이재명)계 출신 인사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아울러 대미 통상 이슈와 부동산 등의 난제를 풀어가야 하는 정책실장으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지낸 홍성국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野, '꼬리 자르기' 공세…'경·성 라인' 책임론 등 여진 이어질 듯
한편, 강 비서실장의 결단과 별개로 김승원·용혜인 후보자의 잇따른 사퇴에 따른 여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이번 사의 표명을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고 이른바 '경기·성남 라인'의 인사 관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실장 사퇴가 성남라인 비선 실세들의 책임을 은폐하는 카드가 되면 안 된다"며 "성남라인 김 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 실장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인사 농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강 비서실장이 '경기·성남 라인'과의 내부 갈등 속에서 인사 책임을 지고 먼저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강 비서실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경기·성남 라인'의 인사 관여 의혹과 관련해 "제가 인사 문제에 있어서는 인사위원장으로서 모든 것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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