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이종수 기자
여야는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입장에 극명하게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조 대법원장의 입장을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의 입장을 '적극 지지' 한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의 입장에 대해 "삼권분립의 중대한 훼손이자 사법농단"이라며 "윤석열의 12·3 쿠데타에 이은 사법쿠테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헌법상 임명권을 정면으로 부정함과 동시에 대법원장의 정치행위이자,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라면서 "국민의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이 비선출 기관인 대법원장의 제청에 의해 형해화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차적 하자가 명백한 이번 제청에 대해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한 것은 헌법상 임명권의 정당한 절차적 행사임을 재확인한다"며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진상을 소상히 규명할 것임을 국민께 엄중히 약속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인천시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참 황당한 대법원장"이라며 "본인이 하면 합헌이고, 대통령이 하면 위헌인가. 상식과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장의 주장은 언어도단에 불과하다"며 "그토록 강조하는 사법부의 독립을, 다름 아닌 본인이 훼손하고 있음을 직시하라"고 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장 제청권이 대통령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제왕적 사법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조 대법원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해식 의원 역시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 내란 동조와 사법부 정치화에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법조 엘리트들의 오만한 정치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인천 남동구 인천광역시청에서 열린 2026 더불어민주당 인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2026.9.22 © 뉴스1 김성진 기자
국민의힘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한다는 것은 사실상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무력화시키고, 대통령 마음대로 대법관을 임명하겠다는 뜻"이라며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통령은 임기 중 21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재제청을 남발할 경우 자기 재판의 재판관을 고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재판을 재개할 것을 다시 한번 사법부에 촉구한다"며 "사법부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역할에 충실할 때 법치주의를 수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법원장이 이번 재제청 요청을 받아들였다면 사법부 역사에 굉장히 잘못된 선례를 남길 뻔했다"며 "양보 없이 단호한 태도를 보여준 것은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사법권 독립을 위해 마지막까지 보인 최고의 처신이며,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범여권 법사위원들의 '사법 쿠데타'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며 반격했다.
이들은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재제청 요구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재제청 요구를 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상황에서 대법원장이 응하지 않았다고 '사법 쿠데타'를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조 대법원장을 향해서는 "대통령이 끝내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대법관 한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야 한다"며 "그러는 한이 있더라도 재제청 요구에 끝까지 응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마음대로 하지 말라'고 대법원장 제청권을 헌법에 보장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자기 마음에 들 때까지 재제청하라고 대법원장에게 명령할 수 있다'고 우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네로 황제 흉내 내느냐"며 "그러려면 차라리 계엄 해서 왕이 돼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대법원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이 손 후보자 제청을 반려한 지 25일 만이다.
대법원은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주요 이유에 대해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9.22 © 뉴스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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