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제청’ 거부한 조희대에…靑 “유감” 이어 “왜곡” 반박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2일, PM 05:19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히자, 청와대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한 데 이어 재제청 요청의 절차적 흠결을 지적한 조 대법원장의 주장을 두고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재차 반박했다. 청와대가 이날 조 대법원장의 입장에 대해 두 차례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대법관 공백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한층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청와대 전경(사진=뉴시스)
청와대 전경(사진=뉴시스)
청와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의 제청 반려에도 불구하고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하지 않겠다는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대법관 1인당 연간 3500~4600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관 1인의 공백은 고스란히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의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면서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하여야 한다는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대법원장은 대법관 공백 장기화가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더 이상 현 상황을 방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청와대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이 이날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마치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 발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8월 28일 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 공문은 전자문서로 시행됐다”면서 “그 전자문서에는 국무총리가 부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고로, 그간 대법원장 및 대법관 임명 시 국무총리의 부서만으로 임명이 이뤄졌다”면서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가 없어 제청 반려 및 재제청 요청이 무효라는 취지라면, 지금까지 국무총리 부서만으로 임명된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임명 효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관계자는 “대통령은 헌법기관인 대법원장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아 8월 28일 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 공문에 ‘반려’ 또는 ‘거부’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헌법 제104조 제2항 및 법원조직법 제41조 제2항에 따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라고 거부의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거부한 이상, 대법원장이 본인에게 부여된 헌법기관인 대법관 구성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이에 대통령은 헌법이 예정한 절차대로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정중하게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청을 반려하는 헌법적 근거는 공문에서 분명히 밝혔고,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국민께 소상히 말씀드렸다”면서 “국민이 이미 알고 있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공문에 그 내용이 없으니 모르겠다’고 하는 것인지 그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국민이 대법원장에게 바라는 것이, 사법부 독립이라는 대의 아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여,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이 더 이상 침해되지 않도록 대법원장은 헌법기관 구성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며 “이번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2026년 8월 28일 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고,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러므로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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